서민의 세금을 월스트릿 붕괴를 막다. – 김동석
by admin1
Posted on September 26, 2008
“ 경제문제, 염려할 것 없다. 왜냐하면 기초가 튼튼하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의 염려에 찬 문제 제기에도, 경기침체에 대한 미디어의 분석기사에도, 심지어는 온 국민들이 두려움에 움추려 들고 있음에도, 오직 한사람, 조지 부시 대통령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모른척 하려는 결심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은 국책 모기지 회사인 프레디맥 과 페니메어 에 긴급하게 2천억 달러의 국고를 지원하는 결정을 하면서도 “ 건강한 경제 ” 타령이었다.
지난 15일(월요일), 새벽발 불룸버그통신엔 벼락같은 뉴스가 타전되었다. 월스트릿의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뉴욕남부 지방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이어서 꼭 두 시간 후, 시민의 손에 배달된 월스트릿 저널엔 투자은행 순위3위의 매릴린치가 뱅크오브 아메리카에 매각되었다는 뉴스가 터졌다. 158년의 리먼 브라더스가, 94년의 매릴린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순간의 일이다. 그리고 새벽6시가 지나면서 CNN, NBC, ABC..등 모든 미디어가 월스트릿의 쓰나미가 미국을 덮친다고 보도했다. 곧 이어서 국민의 노후연금을 관리하는 AIG(America International Group) 에 공적자금 850억 달러를 넣지 않으면 안 된다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발표가 나왔다. 세계적인 5개의 대형투자은행 중에서 리먼브라더스, 매릴린치, 베어스턴스, 이렇게 3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9월14일, 일요일은 역사가들에게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로 기록되었다. 네임덕에 빠진 부시 대통령이 한가롭게 남부지역을 순방하다가 급거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오른쪽에 폴슨 재무장관을 왼쪽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사장을 앉히고 고백적인 대국민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냥 “ 긴급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그리고 꼭 나흘 후에 골드먼 삭스가, 그리고 모겐스탠리 가 투자은행에서 일반 상업저축은행으로의 기업구조 변경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신청했다. 버냉키 이사장은 이를 승인했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은 다시한번 더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다. 여.야가 협력해야 한다’란 성명을 반복해서 냈다. 그리고 다시 국민앞에 나와서 ‘ 우리가 다 망하게 되었다. 지금 빨리 국고에서 7천억을 꺼내어 월스트릿에 줘야 한다 ’고 하였다. 대통령 설명이 그냥 누가 써 준 것을 읽기만 하는 것 같이 이러한 상황이 국민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게 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1980년대, 레이건 시대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신경제주의의 사생아였던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고 낳아왔던 5개의 투자은행이 월스트릿에서 완전하게 사라졌다. 골드먼 삭스, 모간 스탠리, 리먼 브라더스, 매릴린치, 베어스턴스. 이렇게 5개의 투자은행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이란 거대한 국가의 경제에 그야말로 두려움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21세기 문턱에서 새롭게 생겨난 신종 직업인 펀드 매니저, 스톡 브로커, 금융컨설턴트 들은 그야말로 한동안 돈벌이 요술방망이를 잘 써 먹어왔다. 그들은 제조업으로 들어갈 투자를 고리대금업에 투자했다. 높은 이자놀이 마당을 만들어서 고객을 끌어 들이고 고객에게 주고도 남은 이자돈이 년봉 백만달러였고 년봉 3배의 보너스였다. 그래서 40대 조기은퇴가 유행이었고 30대에 섬나라를 소유 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황금알을 쏟아내는 정체불명의 거위를 부러움에 구경만 한 죄가 지금 7천억 달러의 구제금융(BAILOUT)이다. 7천억 달러는 베트남전쟁비용을 훨씬 초과하는 액수이고 미국의 일년 국방비를 초과하는 액수이다. 이라크 전쟁에 들어갔던 비용을 모두 합해도 이보단 적은 액수이다. 7천억 달러는 정부가 법적으로 낼수있는 구제금융 최대한도액이다.
부시 대통령은 국고에서 7천억을 월스트릿에 줄 수 있도록 의회에 승인요청을 했다. 상.하 양원의 금융위원회가 회동을 했다. 의원들이 우선 이 울화통 터지는 현실에 이성을 잃고 말았다. 건강한 서민들이 밤낮으로 꼬박꼬박 땀 흘려서 낸 세금을 그냥 몽땅 월스트릿 망한 기업의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것에 바쳐야 하는 상황을 시민들을 보호해야 할 정치인들이 어떻게 견디겠는다? 긴급하게 위원들을 소집한 하원금융위원회 바니 후랭크 위원장은 우선 스스로가 현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시장의 논리에만(돈 많은 사람들에게만 맡겨서는) 내 놓고서는 서민들이 내 몰린다고 그래서 적어도 금융시장만은 정부가 통제하고 규제하는 최소한의 장치를 갖어야 한다고 후랭크 위원장의 30년 의정생활 부르짖음이었고 소신이었다. 연방의회 535명의 의원들 가운데에 가장 설득력 있게 서민들(소상인들)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소문난 바니 후랭크 위원장이 분을 삭히느라 5시간 회의 동안 7번을 화장실을 다녀왔다고 한다. 매샤츄세추주 출신이다. 후랭크 의원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정치를 한다고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 일본군위안부결의안 동의를 요구하는 필자에게 정당한 일이라고 오히려 적극적이었던 정치인이었다. 후랭크 의원은 서민들의 주택을 우선 보호해야 한다, 월스트릿 경영인들에게 년봉의 상한선을 정해라, 국민의 세금이니만큼 국민이 정부가 철저하게 감독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의 울부짖음 수준에서 재무장관을 다그쳤다. 상원 금융위원장인 크리스토퍼 도드 커네티컷 출신의 상원의원은 “ 7천억 동의하지 않으면 정말로 나라가 거덜이 난다, 해야 하는데 국민들의 노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그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취재진이 듣고서 오히려 동정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7천억 국고는 지금 국가에 있는 돈이 아니다. 그것이 문제다. 이라크 전쟁으로 이미 국가재정은 그 적자폭이 거의 5천억에 달했다. 지금부터 7천억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채권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팔아야 할 형편이다. 동시에 복지기금, 국민은퇴년금에 손을 대야 할 형편이다. 경제를 망친 이 자본가들의 죄가 얼마나 큰지는 USA 투데이지에선 2001년 9.11테러의 2배가 넘는다고도 했다.
공화당 정책은 작은 정부가 원칙이다. 국가기관의 통제와 규제를 최대한 철폐해야 한다는 강한 주장이다. 1980년대 레이건시대 이후에 이러한 경제(시장)논리는 최대한 강화 되어왔다. 자본가와 기업가의 세상이 되었다. 거기에 발 맞추어 정부, 정치권에 이들의 금전로비가 판을 치게되었다. 신용이 있어야 대출이 허용되는 규제도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신용(크레딧)이 없어도 높은 이자율에 동의만 하면 얼마든지 대출을 했다. 소문으로라도 시장을 활성화 시키면 증시가 호황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지각변동 수준의 사건이 정경유착의 엔론사 회계부정사건이다. 엔론사 사건이 터졌을때에 대통령이 정신만 차렸으면 이러한 사태를 막을수가 있었다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릿의 탐욕이 국가를 망치고 말았다는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정말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붕괴는 유통업을 마비시키고 다음은 대대적인 실업이 발생한다. 꼭 50일만에 실물경기(소비자)에 그 충격이 온다고 한다. 대대적인 실업사태는 곧바로 사회의 불안을 부추킨다. 복지기금의 축소는 대도시 극빈자들을 먹을거리를 찾아서 거리로 나가도록 한다. 순식간에 범죄자로 든갑한다. 1960년대 LA의 왓츠 폭동이 그것이고 우리 인근의 뉴왁폭동, 1992년 LA 4.29폭동이 바로 그래서 발생했다. 월스트릿에서의 돈벌이 요술방망이로 고리대금업은 하지 말라는 경제원리를 무시한 죄가가 지금 쓰나미로 밀려오고 있음이다. 몸을 낮추고 숨겨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