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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Super PAC)의 ‘돈 잔치’ 감상. – 김동석

by kace

어떠한 법적인 제재 없이 무한대로 돈을 쓰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부자들이 만들어 놓은 장치가 “수퍼 팩(Super PAC)”이다. 후보자가 직접 캠페인 비용으로 쓸 수는 없지만 자신과 가까운 재산가나 기업들을 부추켜 후보자를 대신해서 돈을 거두고 쓰도록 하는 장치다. 돈정치를 없애려고 ‘소프트머니 금지법’을 만들었더니 권력이 필요한 부자들이 ‘수퍼 팩’을 만든 것이다.

선거일 70여일을 앞두고 지지자들로부터 소액을 거두어들인 돈의 액수로는 물론 오바마가 크게 앞서지만 전체 선거운동으로 쓸 수 있는 ‘수퍼 팩’돈까지 합하면 롬니가 앞선다. 선거의 승리가 캠페인 자금의 액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백악관 탈환을 위한 롬니 선거운동의 핵심(중심)은 그래서 ‘수퍼 팩’이다. 월스트릿의 거대 투자은행과 투자가들, 특히 헤지펀드의 소유주들, 그리고 유태계의 거부들이 롬니의 수퍼 팩에 마지막 돈을 퍼 붇고 있다.

2012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프로리다 템파는 카리브안 해안이 시작되는 대륙남단의 이름난 관광지다. 피터스버그 해안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최고급 호텔들은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곳이다. 지난 8월24일 부터 전당대회가 끝나는 30일까지 전국의 공화당원들이 각 주별로 해변가 호텔들을 하나씩 점거했다. 물론 최고급 호텔은 ‘수퍼 팩’에서 선점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템파 베이 시내의 스포츠 경기장인 ‘템파 타임즈 포름(Tampa Times Forum)'은 이 호텔들이 즐비한 해인가로부터 약 40마일 이상의 거리다. 의례히 전당대회에서 논의하여 결정하는 당의 강령이나 정책에 관한 토론회는 물론 이 템파 베이 시내에서 진행한다.

당의 지역(각 주의)조직원들을 교육. 단합시키는 전당대회 순기능은 각 주별로 호텔에서 진행했다(2004년 맨하탄, 2008년 미네아폴리스의 전당대회에선 당의 정책이나 이슈를 브리핑하는 행사가 중앙당의 주요 아이템이었다). 템파 전당대회를 기획하고 준비한 롬니 캠프의 주 관심사는 ’수퍼 팩‘이었다. 최고급 호텔을 지정해서 최우선 순위로 수퍼 팩의 큰 손들을 대접했다.

전국에서 참가한 대의원(당원)들과 그의 가족들은 호텔에 갇혀서 하루 종일 하급당원으로부터 관리되다가 대형버스로 나뉘어져 대회장에 집결했다. 5만여 명이 참가하는 매일 저녁의 대회장엔 일단 ’수퍼 팩‘손님(관계자)들이 입장하면 그만이었다. 자정이 되어서 전체 당원대회가 끝나면 일반 당원들은 숙소로 돌아오는 일이 큰 걱정거리였다. 자기가 타야 할 버스를 놓치게 되면 수백 달러가 나오는 택시가 아니고는 어떠한 안내도 받을 수 없었다. 각 주별로 대접하고 관리해야 할 ’수퍼 팩‘의 큰손들에게 우선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 대회 첫날 필자도 버스를 놓쳐서 새벽2시에야 돌아오는 일에 거금 1백 달러를 허비했다).

템파의 공화당 전당대회의 초점은 전국에서 참가한 대의원(당원)들이 아니고 선거운동 캠프와 수퍼 팩의 큰손들이 만나는 일이 주 아젠다 였다. 큰돈을 내 놓는 거부들의 숨소리에 힘차게 발맞추어 행진하는 거물 정치인들의 모습만이 눈에 들어왔다. ( 전당대회장에 주연사로, 찬조연사로 등장한 모든 유명 정치인들이 대회 내내 큰손들을 찾아서 인사하는 경쟁을 치렀다 )

필자에게 7번째인 전당대회에서서 필자의 목표는 당원들의 틈바구니를 탈출해서 후보자의 캠프에 들어가는 것이 궁리였다. 첫날 일찌감치 큰손들이 차지하고 있는 호텔을 찾아갔다. 어느 카메라 기자와 캠페인 관계자와의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 끼어들었다. 어느 케이블 TV의 타큐멘터리 제작자가 롬니 캠페인(수퍼 팩)에 도합 거의 1억 달러 이상을 기부한 카지노의 황제라 불리우는 ‘셀돈 아델손(Sheldon Adelson)'을 따라 다니면서 인터뷰를 요청하는 중이었다. 카메라 기자와 아델손의 큰 딸과의 싸움이 붙은 것이었다. 뒤를 따라오는 카메라 기자에게 아델손의 딸이 욕지거리를 하면서 싸움이 붙은 것이다. 결국엔 캠페인 매니저급이 나와서 기자에게 사과를 대신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뉴저지의 대의원들은 크리스티 주지사를 대신해서 뉴저지 주 공화당 수퍼 팩에 돈을 내는 유명 제약회사인 Merck, Johnson&Johnson, Pfizer,가 극진하게 대접했다. 뉴저지 치과의사협회와 Verizon 은 뉴저지 주의 전체 대의원들에게 한밤중 해변가 수퍼파티(Midnight Beach Party)를 베풀었다. 덕분에 필자도 미국 내 가장 유명한 해변가의 자정의 밤바다를 즐기기도 했다.

전당대회 가장 크게 떠 오른 스타는 단연 뉴저지 주의 ‘크리스 크리스티’주지사다. 롬니의 딱딱한 귀공자 이미지를 바꾸려고 그의 아내인 앤 롬니가 나와서 남편과의 부드러운 사랑(연애)의 추억을, 5명의 자녀를 키우느라 고생한 일, 그래서 자신도 일반 미국의 엄마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음을 조곤조곤 이야기 한 직후에 크리스티 주지사가 등장했다. 연단에 선 주지사의 분위기와 전혀 단판으로 그는 급하게 연설을 쏟아냈다.

그의 연설을 듣는 동안 필자는 크리스티 주지사는 롬니가 당선되기 어렵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눈치 챘다. 평소의 직설적이고 과격한 언사는 자제했지만 10가지 이상으로 자기(뉴저지)의 개혁을 설명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마치 자기가 (차기의)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의도로 연설한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튿날 주요 미디어는 일제히 그의 이러한 문제(크리스티 주지사는 자기자랑을 늘어놨다)를 지적하고 나섰다.

만일에 필자가 롬니라도 화를 낼 일이었을 정도로 그는 자기를, 그리고 뉴저지를 강조했다. 여하튼 크리스티 주지사의 연설은 그가 공화당원 입장에서 오바마의 정책을 가장 잘 비판. 분석 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뉴저지 주의 당원들이 열광했다. 수차례 잔당대회를 경험하였지만 내가 속한 뉴저지 주의 주지사가 전국단위의 정치행사에서 이렇게 튀어 오른 적이 없었다.

3일째엔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자가 등장했다. 사실, 롬니의 스타일은 경선과정에서 거의 다 드러났다. 연방의회 내 가장 용감무쌍한 오바마의 저격수 ‘폴 라이언’의 등장은 플로어의 대의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유와 근거를 따지지 않고, 그것이 사실인가 아닌가에 관계없이 당원들의 한풀이를 위해서 닥치는 대로 연설을 하는 듯 했다. 최상류층 출신의 70대롬니를, 고학으로 공부한 시골뜨기 서민출신의 40대 라이언이 리더십을 보완한다고 하지만 그것 보다는 중도성향의 롬니를 극단적인 우파 쪽으로 끌어 당겨 당원들을 안심시키려는 역할이 ‘폴 라이언’의 임무 같았다. 그 정도로 그의 연설은 공화당의 이념에 충실했다. 나흘 동안 40여명 이상의 주. 찬조연사들이 나왔지만 1992년 빌 클린턴, 2004년의 바락 오바마 같은 걸출한 리더십의 웅변가는 없었다.

신념(철학)과 의지의 만년 대선후보자인 ‘론 폴’이 전당대회까지 끝가지 롬니를 지지선언하질 않았다. 535명의 연방정치인중에 가장 심지가 곧은 정치인 그가 텍사스 주의 ‘론 폴’이다. 대선 후보 중에 모두가 다 롬니에게 승복했지만 그만은 롬니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 준비팀에서, 그리고 롬니의 캠프에서 대회 중에 지지연설을 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 (‘론 폴’의 아들인 ‘랜드 폴’은 2010년도 캔터키 주에서 연상원에 당선되었다. 공화당의 대중 외곽인 ‘티파티’의 절대적인 지지와 후원으로 공화당 지도부에서 내 보낸 후보를 눌러 이겼다 ) 그의 아들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롬니를 지지 선언했지만 론 폴은 끝가지 롬니를 끝까지 거부하고 있다.

롬니 진영에서 예쁘게 볼 리 만무하다. 어떤 이는 오바마 보다도 더 밉다고 할 정도다. 전당대회 중에 ‘론 폴’의 지지자들은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려웠다. 론 폴 진영과 롬니 캠프간의 갈등 때문에 전당대회장에서 작은 충돌도 있었다. 롬니의 잔칫상에서 조용히 하라는 것에 대한 ‘론 폴’측의 반발이 소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론 폴’이 그렇다고 오바마를 지지할 인물은 아닐 테고 여하튼 작은 숫자지만 강력한 응집력이 있는 ‘론 폴’의 지지자들이 롬니측과 어떻게 연관을 지을지 작지만 변수임엔 틀림없다.

8월30일, 전당대회 마지막 날 ‘미트 롬니’가 후보수락 연설을 함으로써 11월 선거판의 롬니측의 상품은 다 나왔다. 2008년 대선 판에서 전당대회를 보고서 지지후보를 결정한 유권자들이 최소한 15%에 이른다는 조사보고서가 있다. 전당대회 직후인 이번 주말의 [롬니 지지율]을 보고서 선수(전문가)들은 누가 승자일 것이란 예상을 할 것이다. 미국 내 최고급 휴양지에서 거부들의 돈 잔치로 일주일을 보낸 ‘롬니캠프’가 전당대회의 상승세를 숨죽이면서 학수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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