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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팩 연례총회 참관기 – 김동석

by k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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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팩의 오바마 구어삶기

 

13천의 유태계 지도자들이 운집한 초대형 회의장의 연단에 시몬 페레스이스라엘 대통령이 나타났다. 내년이면 90인 이스라엘의 전설적 영웅 시몬 페레스는 여전히 건장했다. 그렁그렁한 목소리로 유태인들이여, 안녕하세요? ( Hello, Jewish People !) ’라고 인사하자 장내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유대 국가를 건설하고 지켜 온 그의 80년에 대한 군중들의 존경심은 도저히 글로써는 표현이 불가능하다. 그칠 줄 모르는 기립박수와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아내는 흐느낌 소리가 이어졌다.

 

그는 열광하는 군중들의 힘을 받아서 다음 연설자로 순서를 기다리는 오바마 대통령을 의식하고 겨냥했다. 그는 ‘Mr. President!’ 라고 하지 않고 ‘President, Obama!’라고 호칭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사람들이 미국시민입니다. 당신의 국민입니다”, “이란()에 관해서는 바로 미국의 문제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곧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연단에 나왔다. 청중들의 환호 열기는 시몬 페레스의 꼭 절반 정도다. 이날 오바마의 연설내용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미리 준비한 것 보다는 (그 자리에서)페레스대통령에 대한 오바마의 존경심과 에이팩의 결연한 분위기에 압도된 부분이 더 많다고 했다.

 

수주 전까지 이란에 대한 네탄야후의 초강경 태세를 적극 만류하던 입장과는 판이하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서 군사공격까지 언급한 것에 관해서는 심지어는 에이팩 지도부도 예상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에 대해서 초전에 박살을 내겠다고 선제공격까지 언급하는 이스라엘을 말리려고 백악관의 안보보좌관, 국방부의 합참의장을 이스라엘에 급파했었다. 불과 두 주전 이었다. 에이팩은 오바마 대통령뿐만이 아니고 네온 파네타국방장관까지 불러냈다. 폐회식에는 칼 레빈상원군사위원장과 네온 파네타국방장관이 나와서 목청을 높여서 이란을 성토했다. 워싱턴 한 복판의 정치행사에서 오바마(미국) 대통령이 조연역할을 하는 것은 오직 에이팩일 것이다.

 

지난해엔 네탄야후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우선 하고서 에이팩에서 그 보고를 했다. 백악관의 보좌관들 등살에 문전 박대를 당한 네탄야후 총리가 에이팩 총회장에서 울분을 토했었다. 에이팩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시민사회와 언론이 에이팩을 조롱하고 빈정댔다. 에이팩의 자존심에 상처가 났다. 2012년 총회준비 실무팀들이 새롭게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이스라엘에서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네탄야후 총리를 동시에 초청을 했다. 두 최고지도자를 반드시 동시에 참가시키기 위해서 준비에 정성을 다했다. 총회참가자 수가 1만 명이 넘으면 만찬이 불가능했다. 1만이 넘어야 대통령,총리를 동시에 초청을 할 수 있다. 에이팩의 총회준비팀은 만찬을 없애기로 했다 ( 유태계 최고 지도자들이 한자리에서 동시에 최고급의 만찬을 하는 “AIPAC GALA DINNER”가 그래서 이번엔 생략되었다.)

 

실무책임자인 하워드 코어사무총장이 3번이나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 획고한 입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다 한다가 총회 준비팀의 결연한 의지였다. 에이팩의 전략이 적중했다. 개막식행사에 시몬 페레스대통령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을 연설자로 초청했다. 개막행사를 찾아온 오바마와 페레스 대통령간 비공식 면담이 이루어졌다. 총회장연단의 휘장 뒤에서 90세의 시몬 페레스대통령은 40대의 오바마 대통령을 아예 가슴에 포옹한 채 면담을 했다.

 

13천의 유태계 지도자들이 시몬 페레스 대통령을 소개하는 영상물(유대국가 건설을 위한 그의 80년 투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순간이다. 군중들의 훌쩍 거리는 흐느낌이 점점 큰 울음소리가 되었다. 두 대통령은 침묵의 흐느낌을 들으면서 잠시 대화를 나눈 것이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 클린턴대통령이 갖었던 존경심에 비견되는 시몬 페레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존경심을 에이팩 지도부가 십분 활용했다. 다음날로 예정된 네탄야후와 오바마간 정상회담을 이들이 이렇게 준비한 것이다.

 

이튿날 정상회담을 마치고 에이팩 회의장을 찾은 네탄야후 총리는 아주 자신감이 찼고 씩씩했다. 13천의 참가자들이 열광했다. 네탄야후가 등장하기 전에 미치 멕코넬(Mitch McConnel)’ 공화당 상원대표가, 그리고 민주당 하원대표인 낸시 펠로시(Nancy Pelosi)’가 연설했다. 에이팩은 철저하게 초당적인 시민단체임을 증명하는 장면이며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미국의 입장은 전 국민적인 일임을 공표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어서 유대국가의 수호자인 불굴의 사나이 네탄야후 총리가 나왔다. 나오자마자 그는 청년참가자들을 고무했다. 3천 여 명의 대학생 에이팩회원들(Campus AIPAC)에게 최초의 유대국가인 이스라엘의 현실에 대해서 비장하게 연설했다. 유태인 조상들이 어떻게 유랑하면서 민족의 맥을 이어왔고 어떻게 나라를 건설했고 그리고 지금 유대국가가 얼마나 위기에 처해 있는가를 설명했다. 미국에서 자라난 청년 학생이 어느 정치지도자의 연설을 눈물을 흘리면서 그렇게까지 경청하는 모습을 결코 본적이 없다.

 

에이팩은 미국에 이민 온 유태인들이 만들어 낸 정치조직이다. 유태인 정치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고 주류정치인들이 유태계를 위해서 일하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유태인유권자센타다. 필자는 이들의 전략을 배우려고 회원이 된지 올해로 꼭 11년째다. 에이팩의 규모와 전략에 늘 주눅이 들지만 동시에 우리가(미주한인) 이 길을 가야만 하겠다는 의지는 점점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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