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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캠벨 의 포괄적 협상은….. – 김동석

by kace

  • Posted on July 24, 2009

  • 뉴스

   워싱턴 DC에서 일본의 힘을 눈치 채고서는 늘 마음이 편치 않다. 일제 강점기 40년을 공부할 때가 지적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20대의 초반이었기 때문에 필자는 “북”에 대한 경계심만큼 일본에 대해서도 그랬다. 그러나 패전국 일본은 부자가 된다 하더라도 미국의 속국일 수밖에 없다는 상황에 안도했었다. 그러나 미국에 와서 그리고 구체적으로 워싱턴서 일본을 경험하고서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그들을 경계하게 되었다.

워싱턴서 ‘ 섬세한 로비’로 소문이 난 일본은 “없으면서 힘을 낸다. ”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워싱턴서 가장 비당파적이고 비정치적인 싱크탱크를 들라면 “아스펜 연구소(The Aspen Institute)”를 이야기 한다. 그래서 아스펜의 영향력은 민주. 공화 가리지 않고 그 인맥이 거미줄 같다.

철학과 예술을 가장 사랑했던 한 사업가가 정치인들에게 “계몽된 리더십”과 “열린 대화”를 가르치기 위해서 1950년에 설립한 연구소다.  일본은 아시아의 예술가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 아스펜 연구소를 동경에 끌어 들였다. 일본의 ‘국제문화회관’이 나서서 아스펜을 끌어 들였고 그래서 지금, 아스펜의 아시아 활동은 일본의 국제문화회관 산하의 프로젝트가 되고 말았다.

워싱턴에서는 비당파적인 입장을 철저하게 고수하지만 독일이나 일본의 아스펜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기업연구소나 해리티지 재단 같은 보수적인 싱크탱크도 진보적인 싱크탱크인 부르킹스 연구소나 진보센타 같은 곳에도 가장 많은 자본이 일본(기업)으로부터 기부되고 있다. 정치인, 관료, 학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전략가’란 브레인들이 생산되는 싱크탱크에 일본은 정말로 일찌감치 진출해서 투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에 취임한 힐러리 클린턴은 한반도문제에 전념할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에 “커트 캠벨(Kurt M. Campbell)”신미국 안보센타 소장을 대통령에게 천거했다. 캠벨은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핵심 참모로 일했었고 오바마 대통령 당선 뒤에는 정권인수팀에서 일했다. 캠벨은 워싱턴에서 가장 중요한 아시안 문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아스펜 연구소에 있으면서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센타에서 일하기도 했다. 워싱턴 내 공화당계의 일본전문가가 ‘마이클 그린’이라면 민주당 측의 일본전문가는 바로 이 커트 캠벨이다. 캠벨은 클린턴 당시 국방부 부차관보로서 미국과 일본 간의 안보 재 정의를 하는데 책임을 맡았을 정도로 일본을 잘 안다. 부시 행정부 거의 말기에 크리스토퍼 힐의 공력으로 북한의 핵문제가 서서히 풀리는가. 했는데 최근에 점점 꼬여만 가고 있다.”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란 북한 측의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오는가 하면 UN의 북에 대한 제재가 구체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 같은 타 분쟁지역에 비해서 뒤늦게 업무를 시작한 커트 캠벨 차관보가 지난 주말 한국을 방문해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른바 포괄적 패키지 전략으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된 돌이킬 수 없는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매력을 느낄 만 한 포괄적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국(언론)측은  캠벨의 발언을 두고 기존의 단계별 대북 접근법과는 다른 새로운 내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명백하게 핵을 폐기하기 전에는 이전 같은 협상의 단계를 살라미 식으로  나누어 먹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거의 호들갑에 가깝게 반기고 있다. 어느 특별한 관계자는 한국정부가 제안한 방식이라고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말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이번 한국을 방문해서 커트 캠벨이 발언한 “포괄적 협상”은 이제까지 여러 차례 미국과 북한 간 진행해 왔던 방식이다. 양국가가 서로 요구하는 사안을 협상 테이블에 몽땅 올려놓고서 일괄 타결하는 방식을 뜻하는 것이다. 1993년과 1994년, 제네바에서 북한의 강석주와 미국의 로버트 칼루치간의 협상방식이다. 핵시설 동결에 대한 검증만이 아니고 북이 요구하는 경수로를 제공, 북미관계 정상화까지 협상했던 방식이다. 하나의 안건을 합의하고 그 다음의 것을 논의하는 이슈 바이 이슈(Issue by Issue)가 아니고 모든 이슈를 테이블에 올려놓고서 한꺼번에 타결하는 것이 포괄적 방식이다.

  그동안 북한의 핵문제는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정말로 요동을 치면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진전이 있었고 한. 두발 나갔는가 하면 오히려 뒤로 역진하다가 멈추고, 그리고 모든 것이 무효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마바 행정부는 클린턴 당시 긴장완화의 상황에 가장 큰 매력을 갖고 있다. 새로운 임무를 맡은 커트 캠벨은 일본 전문가지만 일본 쪽에 편향된 전략가는 아니다.

캠벨은 아스펜 연구소 당시 “ 부시 행정부가 지나치게 일본과 밀착된 이유로 동북아의 힘의 균형에 균열이 생겼다”란 의견을 갖고 있기도 했었다. 그는 6자회담의 과정에서 당사국이 아닌 주변국들이 얼마나 시간을 낭비 하는 데에 일조했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했다. 이번 커트 캠벨의 ‘포괄적 협상’ 발언은 2차 핵실험 이후 미국이 제재 일변도의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게 무언가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다는 언급은 그 자체로서 협상 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으로 고무적이다. “직접협상”의 방식이 엿 보인다는 것에 북한에게 매력적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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