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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 김동석

by kace

2007년 4월25일 일본의 아베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했다. 부시 대통령의 초청이라고 발표했지만 목적은 하원에 상정된 ‘일본군위안부결의안’을 막는 것이었다. 결의안에 100명 이상의 의원들이 동의했다는 것에서 더 이상 돈 로비의 힘 만으론 막을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일본군위안부결의안 추진 속도를 보면 아베 총리로서는 이라크전비에 들어가는 일본의 뒷돈도 억울했고 미국산 최신예 전투기를 제 가격 그대로 구입하겠다는 성의도 무시당했다는 상한 감정이었다.

일본의 자민당 극우정객들이 하늘같이 떠받드는 45년 상원의원인 이노우에(하와이 출신의 일본계 상원거물)가 워싱턴 공항에 도착한 아베총리를 곧바로 의사당으로 불러들였다.

양당의 상·하 지도부를, 그리고 특별히 하원외교위원장인 톰 랜토스와 공화당 간사인 일레나 로스 넷트넨 의원을 참석토록 했다. 아베가 인사도 하기 전에 이노우에는 자신의 생각이 그렇다고 하원이 일본군위안부결의안을 통과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의 표정이 굳어졌다.(그 회의장에 배석했던 외교위 보좌관을 당일 오후 의원회관 식당에서 만났는데 그가 필자에게 이렇게 전해주었다). 펠로시 의장의 성품을 미처 고려하지 않은 이노우에의 실수였다. 우리는 곧바로 펠로시 의장에게 “평화를 사랑하는 여성으로서 일본군위안부결의안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해 달라”고 요청서한을 보냈다.

이후 5월6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민주당의 지도력이 의회의 주도권을 쥔 지금 이 이슈가 워싱턴에 울려 퍼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2007년 7월30일 전체회의에서 결의안이 처리되고 펠로시 의장은 혼다의원을 통해 유권자센터를 자신의 사무실로 초청했다.

흰색투피스 차림의 펠로시 의장은 인상에서나, 말투에서나 그야말로 의지와 철학의 정통 민주당계 서민 정치인이었다. 2008년 8월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장에서 그녀를 또 한번 직접 만났다. 권력서열 3위의 하원의장이 전당대회 행사장 복도에 직접 나와 자신의 자서전 사인회를 하고 있었다.

필자를 직접 알아본다는 감격보다는 그녀가 직접 사인을 한 자서전인 ‘Know Your Power ( A Message to America‘s Daughters : 미국의 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선물받았다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그녀가 시민을 지위나 신분으로 기억하지 않고 이슈의 내용을 갖고 기억한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그녀에 대한 존경이 배가됐다.

2007년, 미국 역사상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하원의장직에 오른 ‘낸시 펠로시’의 지난 2년 동안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화려한 패션과 세련된 매너로 미국정가를 사로잡아온 펠로시 의장의 돋보이는 역할은 역시 흑인대통령을 만든 것이다.

지난해 4월 당후보직을 놓고 오바마와 힐러리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때 민주당내 최고 지도자로서 당연직대의원 보다는 선출직대의원을 더 많이 확보한 후보로 빨리 단일화 되어야 한다고 힐러리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었다. 펠로시의 이러한 발언을 시작으로 당내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오바마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펠로시 의장은 일리노이주의 딕 더빈 상원의원과 함께 오바마의 출마를 가장 적극적으로 권유한 당의 지도자이다. 매케인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을 때 스스로 미디어에 나와 오바마 승리를 100% 확신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공화당 지지자들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 법안을 놓고 공화당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대신 받아내는 ‘방패’ 신세가 되었다고 언론들이 논평하고 있다. 8190억달러의 경기부양 법안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은 단 한명도 동의해 주질 않았다.

펠로시의장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민주당의 수가 절대 다수이기 때문에 통과는 확정된 것이었지만 공화당의 6~7명은 동의해 줄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다. 펠로시 의장이 표결 결과에 놀랐다. 뉴저지 버겐타운티 스콧 가렛 의원은 노골적으로 펠로시의장을 향해 대통령을 닮으라고 주문까지 했다고 하니 펠로시 의장의 악역은 분명히 대통령을 위한 것이다.

지난 1월20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그녀는 오바마의 초당적인 리더십을 위해 악역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당의 입장은 자신의 몫으로 하고 의회에 대한 오바마의 요구를 위해 그녀는 스폰지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공화당 의원들의 시선이 오바마의 초당적인 리더십에 쏠리도록 길을 닦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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