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대선] 오바마의 주춤거림 (8월 고개) – 김동석
by admin1
Posted on August 2, 2008
선거자금 모금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엄청난 성공을 거둔 사람은 역시 조지 부시 대통령이다. 조지 부시가 그 엄청난 정치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뒤에 역시 칼 로브가 있었다. 1998년 칼 로브는 당시 텍사스의 주지사였던 조지 부시를 백악관에 입성시키기 위해서 1억5천만 달러를 모금액의 목표로 했다. 결과는 2억을 초과하고 재선거 직전까지 총3억 달러의 모금을 기록했다. 돈을 모아서 돈으로 표를 사서 권력을 쟁취한 것이다. 칼 로브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결과이며 정치도 시장논리에 맞추어 나가야 한다고 자랑스럽게 주장하기도 했다.
1998년 칼 로브는 ‘파이어니’란 이름의 조직을 만들어 부시의 정치자금을 끌어 모았다. 일종의 다단계 모금방식 이다. 1인당 1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한 후원자에게 버클을 비롯한 몇몇 개의 기념품을 선사하고 ‘파이오니아’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칼 로브는 파이오니아로 임명받은 모금 책들에게 “ 공짜는 없다. 실적만큼 대우한다.” 라고 노골적으로 파이오니아들에게 반대급부를 시사했다. 각 파이오니아들은 1천 달러 기부자 100명씩을 모집하도록 했다. 1천 달러 기부자는 그것을 자신이 기부하는 것이 아니고 소액기부자를 끌어 모아서 1천 달러를 만드는 방법을 구사했다. 파이오니아 중에서 20만 달러 이상의 실적자에겐 레인저, 30만 달러 이상을 끌어 모아온 사람에겐 슈퍼 레인저라고 불렀다. 수퍼 레인저 가 천 여 명에 달할 정도로 칼 로브의 파이오니아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다. 파이오니아 전략은 ‘조지 부시’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특별함 때문에 기능했다. 30만 달러 이상의 수퍼 레인저는 거의가 다 아버지 부시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권력과 밀착되어 떼돈을 번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권력의 비호아래 석유사업으로 떼돈을 번 사람들이 수퍼 레인저로 몰려오는 것을 본 칼 로브는 “ 나는 백악관에 이미 들어갔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라고 했다.
2004년 5월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의 권력 팔아넘기기란 기사에서 “ 파이오니아의 특혜 ”를 폭로했다. 2000년 대선에서 파이오니아로 활동했던 사람 중에 104명이나 부시 행정부에서 고위직에 임명을 받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도널드 에반스 상무장관, 일레인 차오 노동부장관, 탐 리지 국토안보부장관, 등이 대표적인 사람들이고 무려 23명이 대사로 임명되었고 40여명이 정권인수팀에 들어가 각종 인사권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 중 40%가 DC에서 활동하는 로비스트였다. 이들은 그 후 백악관 고위 관리와 수시로 접촉하면서 거의 8년 동안 돈벌이에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중이다.
< 지난 27일자 뉴욕 타임즈는 존 맥케인은 로비스트들로부터 총18만 달러를 받았고 오바마 후보는 겨우 6천 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것은 실명을 공개하면서 기부금을 낸 로비스트이고 각종 구실로 후보를 지원하는 로비스트들의 선거자금이 거의 전부 맥케인 진영으로 편중되어 있다고 했다. 오히려 더 목소리 높여서 워싱턴의 로비스트를 공격하는 맥케인임에도 불구하고 로비스트들의 시선은 그에게 쏠려 있다. 맥케인 진영은 기부금 모금액수가 늘고 있는 반면에 오바마 측은 주춤해 진 형편이다. 정확하게 비례해서 지지율에 나타나고 있다. >
로비스트나 각종 정치활동위원회(PAC)로 부터는 절대로 기부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락 오바마 후보에게 고난의 시기가 도래하는 듯하다. 캠프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기부금이 점점 뜸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각종 여론조사의 지지율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럽순방에서 돌아온 후 지지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 전국의 각 지역에 내보내던 케이블 TV광고가 줄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 달간, 지지율을 높이면서 전당대회장에서 최고 절정의 순간을 만들어 야 할 캠페인에 노란불이 켜졌다.
오바마 진영은 8월1일부터 선거일 100일을 남겨두고서 ‘개미군단의 100일 총공세’에 돌입했다. 지난 30일 오바마 캠페인 본부에서는 전국의 10만 열성지지자들에게 긴급하게 이메일 서한을 보내서 하루 3회 이상 유권자에게 전화걸기를 주문했다. 핵심은 기부금을 보내 달라는 것이다. 전당대회를 향한 오바마의 개미군단이 다시 한 번 바람을 일으켜 지지율의 주춤 현상을 극복할 것인가..? 눈여겨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