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4.29 LA 폭동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제 기억 저 편으로 멀어진 지나 가버린 한편의 역사다. 그러나 미주 한인 이민사에서 이날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1992년 4월 29일 이전의 역사는 미국에 와서 열심히 일해서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기 위한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였다면 1992년 4월 29일 이후의 역사는 미국에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당당히 미국의 구성원으로서 살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가로 바뀌었다.

1992년 4월 29일, 그날, 이민 와서 피땀 흘려 이룩한 희망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사라졌다. 수개월 전 백인 경찰들이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을 고속도로에서 폭행하고 백인 배심원들이 무죄선고를 내리자 성난 흑인들이 거리로 뛰어 나왔다. 여기에 수년 전 한인 가게에서 흑인 소녀가 물건 값을 내지 않고 폭행하자 주인이 총을 쏘아 숨지게 한 후 정당방위로 풀려났고, 주류 언론들은 흑인들 시위와 풀려난 한인 여성을 번갈아 뉴스를 내보내면서 흑백 갈등, 경찰의 과잉 공권력의 문제를 한인과 흑인간의 인종갈등으로 내몰았다.

급기야 시위대는 한인 가게들을 습격했고 주위에 보고 있던 라티노들이 함께 물건을 훔치고 불 지르면서 폭동은 걷잡을 수 없게 확산 되었다. 당국은 백인들 밀집지역인 비브리 힐스에만 주 방위군을 배치하고 한인 타운은 잿더미로 변하던 말든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의 한인들은 하루아침에 인종 차별주의자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그랬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위기의 상황이 발생하니 하루아침에 투명인간의 집단이 되어 버렸다. 그때부터 한인사회 곳곳에서는 한인들의 목소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고 미국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5년이 되었다. 과연 우리는 그때의 뼈저린 자각을 통해서 미국사회에 당당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또다시 우리 스스로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또다시 위기의 순간이 닥쳤을 때 그때와 같지 않을 수 있는 우리 스스로를 준비하고 있을까? 미국의 주류사회의 유권자 등록율이 80%가 넘는데 한인 커뮤니티의 유권자 등록율도 80%가 될까? 커뮤니티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고 얼마나 많은 한인들이 참여를 하고 또 제대로 된 성과를 만들고 있을까?

1992년 4월 29일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 사건이 한인 커뮤니티로 불똥이 튈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위기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재빨리 파악하고 대응할 그 어떤 리더십이 있었던가? 즉각적으로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정치적인 행정적인 핫라인이 있었던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인사회를 위해서 크고 작던 성과를 내면서 동포들과 울고 웃고 하면서 수십년 활동을 하고 있는 인물들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왜냐면 모든 것은 사람이 일을 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유대인 커뮤니티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결과만 보고 부러워하고 칭찬을 한다. 유대인들은 자기 커뮤니티 전체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최고의 대우를 해 준다 그렇기에 유능한 일꾼들이 몰려든다. 그러니 미국내 3%의 유대인이 연방의회에만 11% 진출 해 있다.

우린 한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미국사회의 제도와 흐름을 이해하고 커뮤니티의 정서와 고민을 제대로 알고 꾸준히 한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인재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커뮤니티는 그들을 얼마나 아끼고 키우고 있을까? 새로운 역사는 인재의 지원 육성에서 출발한다. 커뮤니티 전체를 위해서 수십년 한길에서 일을 하여 성과를 내는 단체나 인재들을 커뮤니티가 지원하고 육성해야 한다. 그들이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면 바로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4.29 25주년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다음 세대에게 어떤 커뮤니티를 물려줄지 생각해보자.

이 칼럼은 2017년 4월 29일 뉴욕 한국일보에 또한 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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