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거역사상 가장 지저분한 흑색선전의 예를 들라면 많은 전문가들이 2000년 대선전의 공화당 예비경선전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텍사스 주지사인 조지 W. 부시 후보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존 맥케인 상원의원을 아주 지저분하고 더러운 (흑색) 선거전술로 물리쳤다. 당시 조지 부시 후보팀에서는 온정적 보수주의 (compassionate conservatism)를 내걸고 맥케인 후보를 우파적 입장에서 격렬하게 공격했다. 당시 조지 부시후보는 흑백 학생간에 데이트를 금지하는 학칙을 명예로운 전통으로 여길 만큼 보수꼴통으로 유명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밥존스대학교’에 찾아가서 보수주의 유세를 했다. 가장 비열한 막장 드라마는 ‘칼 로브’를 총책임자로 하는 선거운동팀이 존 맥케인을 향해서 벌인 흑색선전이다. 이들은 존 맥케인이 동성애를 지지하는 후보이고 그래서 사생아인 흑인 딸이 있고 그의 부인인 ‘신디 맥케인’은 마약중독자라는 헛소문을 마구 퍼뜨렸다. 나중에 전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이러한 흑색선전은 유권자들 일부에게 먹혀들었다. 저들은 “사실이 아니면 말구…”로 끝냈지만…,이때에 흑색선전을 기획해서 주도한 사람이 ‘칼 로브’ 선거운동팀 내의 네가티브의 달인 “로저 스톤(Roger Stone)”이다.

이와 같은 막장 드라마는 부시가 공화당 후보가 되고나서 본선거전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과 붙은 선거는 그야말로 박빙이었다. 고어 후보가 전국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 54만4천표 차로 승리했다. 프로리다주에서 승리하면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승리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프로리다 유권자의 지지율은 분명히 고어가 높았다. 그런데 프로리다의 6백만 유권자중에서 1천표에 약간 못 미치는 표차로 아슬아슬하게 부시가 승리했다. 이 결과를 프로리다 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확정되면 부시는 투표에서 지고 선거인단에서 271대266표로 아슬아슬하게 대권을 거머쥐게 될 상황이었다. 고어측에서 요청해서 일부 카운티에서 재검표를 했다. 1천여 표차이가 6백표 로 좁혀졌다. 고어측에서 요청하는 대로 주 전체를 재검표하면 부시가 이길 확률이 거의 없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당시 프로리다 주지사는 부시의 동생인 젭 부시였고 선거를 주관하는 주 국무장관은 가장 이름난 반민주 공화당원인 ‘캐서린 헤리스’였다. 고어측의 요청대로 일부 카운티에서 재검표를 실시하려고 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재검표를 막아라 !” 부시측의 명령이 떨어졌다. 재검표를 실시하려는 마이애미의 데이드 카운티에서는 부시후보의 ‘칼 로브’팀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표위원들은 신체적인 공격을 당했고 선거감독관은 주먹질을 당하기도 했다. 공화당측 요원들이 검표장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이러한 난동에 겁을 집어먹은 검표위원들이 재검표를 포기하고 말았다. 당시 검표장에 난입한 폭도들이 브룩스 브라더스 같은 고급의상을 입었다고 해서 이것을 ‘브룩스 브라더스 폭동 ( Brooks Brothers Riot )으로 일컬어지는 유명한 사건이 되었다. 이 브룩스 브라더스 폭동만 아니었으면 프로리다 주 전체에 재검표가 실시되었고 그러면 부시가 아닌 ’앨 고어‘가 대통령이 되었을 것이다. 이 브룩스 브라더스 폭동을 기획하고 주도한 자가 바로 칼 로브 팀의 네가티브의 달인 “로저 스톤 (Roger Stone)”이다.

2007년 11월 어느 날, FBI에 편지 한통이 날아 들어왔다. 엘리옷 스피처 뉴욕주지사가 워싱턴 DC에서 고급 콜걸과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과 그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담은 편지다. 이 편지에는 스피처의 스피처의 성매매 행위 의혹 제기와 함께 스피처가 성매매 행위시 신었던 양말의 형태까지 언급할 정도로 자세하게 정황을 담았다. 스피처를 24시간 미행하고 사찰해야만 알 수 있는 정보다. 뉴욕주 연방검찰총장으로 재직시 월 스트릿 저승사자라는 명성으로 뉴욕주지사가 되었고 그래서 주류 언론에 차기 미국 대통령감으로 오르내리던 엘리옷 스피쳐가 추락하는 섹스 스캔들이 이래서 터지게 되었다. FBI에 이 편지를 보낸 사람은 흑색 공작의 달인으로 알려진 공화당 선거 전략가 “로저 스톤(Roger Stone)”이라고 그로 부터 일 년 후에 밝혀졌다. 당시 ‘로저 스톤’은 ‘엘리옷 스피쳐’의 정적인 뉴욕주 공화당의 오야붕인 ‘조셉 부르노’의 선거를 책임 맡고 있었다. < 조셉 부르노는 30여년 뉴욕주에서 공화당의 밥을 먹은 최장기 뉴욕주 상원의장을 지낸 공화당 거물이다. 한국전 참전용사이며 권투선수로서도 명성을 날렸던 조셉 부르노는 끝내 뇌물 수뢰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

1960년 공화당의 닉슨과 민주당의 케네디가 맞붙은 선거를 관심 있게 보면서 정치에 그리고 선거에 발을 들여 놓았다는 ‘로저 스톤’은 자신이 고등학교 학생회장에 출마했을 때 처음으로 아주 성공적인 캠페인을 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유력한 후보 하나를 적으로 간주하고 나머지 군소후보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서 선거에서 회장으로 당선되었다고 한다. 선거판에선 (승리하기 위해서)무엇이든 해야 한다. [ 사실이 아니면 말지 ! ]를 입에 달고 다닌다. 흑색선전, 중상모략, 인신공격. 모함과 비방..등등 이러한 것이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1964년 가장 강력한 반공 보수주의 정치인인 배리 골드워터의 캠페인으로 캠페인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2007년경부터 자유주의(제멋대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닉슨, 레이건, 조지 부시..등등 공화당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실력을 발휘해 왔다. 1981년과 1985년 탐 케인(Tom Kean)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활약했다. ‘로저 스톤’의 주요 돈 벌이는 로비스트다. 1980년대부터 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카지노 사업을 위한 로비스트로 일한다. 아마도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30여 년 동안 기회만 있으면 정치권의 문을 두드린 것이 이 로저 스톤의 부추킴이었으리라…

미국을 전 세계적으로 개망신(적어도 지식인들의 눈으로는 개망신이란 표현이 맞다)시키고 있는 이 2016년 대통령선거전에 대해서 과연 ‘도널드 트럼프’에게 책임을 물을 자가 누구이겠는가? 명성이 자자한 그 동안의 정치인들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알게 모르게 써 먹어 왔던 캠페인 방식들이 축적된 결과다. 트럼프의 막말을 만들어 내는 ‘로저 스톤’은 그 훌륭한 레이건 대통령의 선거에도 실력을 발휘 했었고 부시 가문을 정치권의 일류로 만들어 내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어쩌면 공화당은 그에게 훈장을 줘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그에게 주는 돈의 액수만큼 대선전은 옐로우 칼라로 아주 흥미진진해 질 것이다. 언제일까? 했는데 드디어 ‘테드 쿠르즈’의 섹스스캔들이 막 도마에 올랐지만 이미 일 년 전 부터 선거판의 옐로우성 흑색선전은 예고되었다. 지난해 “클린턴가의 여성들과의 전쟁”이란 책이 출간되었다. 클린턴이 강간범이란 폭로성 책이다. 이 책에는 힐러리가 평소에 남편을 때리고 할퀴는 등 학대한다는 것과 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졌을 때엔 책과 재떨이를 던졌다고도 쓰여 있다. ‘로저 스톤’이 쓴  “Clintons War on Women” 이란 책이다.

필자는 지난 2월1일 아이오와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 옆의 “로저 스톤”을 봤다. 그는 분명히 ’로저 스톤‘이었다. 그가 지난해 8월 공식적으로 트럼프의 캠프에서 사임을 했지만 정면에서 화살을 피하려는 잔머리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덕분에 예비선거전에 투표율이 높다. 어쩌면 본선거전이 더 흥미진진해(?)져서 투표율이 올라갈지도… 책임은 정치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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