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토론까지 끝났다. 힐러리와 트럼프는 최후의 전투를 치르기 위한 출정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마음속에서는 확신과 불안이 엇갈리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으로 나만큼 준비된 사람은 없다. 퍼스트 레이디, 연방 상원의원 그리고 국무장관까지 두루 거쳤다. 전 세계의 지도자들과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고, 멱살잡이 가까운 외교 설전을 벌이기도 했고, 중동에서 시작한 민주화 흐름을 지원하기 위하여 반군을 지원하다가 이슬람국가라 칭하는 ‘IS’테러 집단과 전쟁도 치렀다. 미국에서 나만큼 세계정세를 이해하고 이끌어 갈 인물은 없다. 나만큼 권력을 잘 알고 잘 운영할 자가 미국에는 없다.” 힐러리의 얼굴에는 자신감에 찬 신념이 넘치고 있다.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자신의 연설에 환호를 하고 “트럼프”를 외친다. 수천 명이 넘는 군중 앞에서 연설을 하면 그게 수십만으로 느껴지고 그들이 정말 전 국민으로 보인다. 그래서 만인들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트럼프는 확신에 차서 자신의 주장이 맞다는 생각을 하고 모든 언론과 기득권들이 작당모의를 해 자신을 왕따시키면서 부정한 방법의 선거를 획책하고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그는 수많은 미국인들이 기존 정치권과 힐러리에 대한 반감으로 분노하고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11월9일 아침이면 그들의 반란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트럼프는 가지고 있다.

힐러리는 처음부터 트럼프와 공화당 주류의 불화를 보고 공화당 주류를 트럼프에서 떼어서 자기 쪽으로 오게 했다. 그리고 대부분 언론들과 지식인들, 그리고 기업인들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들었다. 이제 트럼프는 민주당 출신인 자기와만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당인 공화당 주류와 먼저 싸워야 한다.

뿐만 아니다. 가장 먼저 네오콘들이 힐러리에게 전향을 했다. 이것은 오바마와는 다르게 힐러리가 조지 부시 이상 가는 가장 매파적인 정부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시해 준다. 월가 또한 힐러리와 찰떡처럼 붙어 끊임없는 선거자금을 대고 있다. 월가는 충분한 보험을 들었다. 그런 월가를 힐러리가 개혁할 수 있을지, 지금은 모두가 솔깃 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힐러리의 공약이 그야말로 ‘빈 약속’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트럼프는 힐러리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는 일부 민주당원들과, 샌더스를 지지했던 젊은 유권자들이 최소한 선거에 참여하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벌써부터 힐러리에게 전향한 네오콘들을 민주당 주류와 샌더스 지지자들이 역겨워 하고 있고 월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는데 여기를 좀 더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으로 3차토론을 맞이했다.

하지만 정치 초년생 트럼프는 정곡을 찌르면서 힐러리를 공격하지 못했다. 오히려 정치 9단 힐러리의 공격이 더 날카로웠다. 그래서 그의 계산이 맞아 떨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대선에서 미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정책토론은 실종이 되었다. 모든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사라지고 바로 상대에 대한 지저분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사회자가 트럼프에게 대선 결과에 승복할 것인가 물었지만 그는 승복한다는 대답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이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미국인들이 이것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하다. 힐러리 우세가 분명하지만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는 게 선거다.

이 칼럼은 2016년 10월 29일 뉴욕 한국일보에 또한 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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