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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주년 만찬 참석은 한인으로서 ‘의무’

by kace

시민 풀뿌리운동의 방식은 ‘영향력은 행사하지만 책임을 안진다’다. 얼핏 듣기엔 ‘무슨 마피아를 언급하는가?’ 하겠지만 2008년 민주당 외곽인 ‘무브온’이 그렇게 했고 2010년 공화당 외곽인 ‘티파티’가 또한 그런 방식이었다.

사방팔방으로부터 남녀노소가 모여서 한 목소리를 낸다. 사실 이것이 무서운 힘을 갖는다. 2008년 흑인대통령의 등장이 이러한 힘이었고 2010년에 연방의석 60개 이상을 갈아치운 공화당의 변화가 여기서 비롯 되었다.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있지만 자본논리에 종속된 정치구조를 개혁시킨 공로가 있다.
◆ 누가 이런 일 해냈나!

한국에서 미국의 한인(재미동포)들을 좀 무시하는 경향이 있을 때 마다 화가 나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지난 8월초 열흘 정도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의 시민사회, 여의도의 정치권, 그리고 학계의 미국 전문가들 100여명이 비공식적으로 모이는 자리의 강사로 초청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무비자로 미국을 다녀온 분들이 있으면 쇠주 한잔 사세요!” 했다. 다 어리둥절해 한다. 2008년 미 연방의회에서 한국을 비자면제국으로 지정하는 특별법을 통과 시킨 것을 설명하려는 의도였다.

지금 한국의 사회운동에서 유행병처럼 일반화된 ‘일본군 강제 위안부’ 문제. 사실, 연방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킨 재미한인들의 실력을 설명하지 않더라도, 한국이 미주한인들의 덕을 본 사례는 무수히 많다.

시민참여센터(구 유권자센터)가 20여년 이상 “유권자 등록!”을 외치면서 만들어 낸 것이 ‘한인풀뿌리 운동의 효과’ 이다. 한인사회의 정치력은 확대 되었지만, 그러나 한인사회는 그것이 누구의 어떤 공로인지 잘 모르고 있다.

한인사회의 정치력신장은 은근한 결집이라는 측면에선 안정적인 발전이겠지만 ‘미주한인’을 드러내어 강조하는 데엔 답답하다. 한인들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루어 낸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풀뿌리 방식 때문에 이와 같은 미주한인들의 실력과 역할이 정작 한국엔 덜 알려졌다. 아마도 그래서 ‘미국에 주재하는 한국(대)기업들이 한인사회에 소극적인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틈만 나면 한국의 지도자(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미주한인을 존중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가 없다”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왜냐하면 정말로 그렇기 때문이다.

 

◆ “미 정치인을 앞세워라!”

현재 미국 전국의 한인사회에서 풀뿌리 정치참여 운동이 들불같이 퍼지고 있다. 이 근원과 시발은 바로 20여년 전 뉴욕서 시작한 ‘유권자 등록 운동’ 이다.

1991년 브루클린에서 발생한 흑인커뮤니티와의 갈등, 그 이듬해 LA에서 터진 4·29폭동… 등을 통해 미국이 ‘법치국가’라기보다는 ‘부족국가’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 가운데서 재미한인사회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 또 고민 한 끝에 시작한 것이 이 운동(유권자등록)이다. 그래서 15년 동안은 단체 이름이 ‘유권자센터’였다.

유권자센터는 활동은 작게 시작했지만 성과는 작지 않다. 몇몇이 결사적으로 청춘을 걸었기 때문으로 생각 한다. 10여년 만에 2만여명의 유권자를 확보했고 그 유권자는 거의 몰표의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인 비자면제법’이나 ‘일본군강제위안부결의안’…등등이 바로 그 성과물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성과’가 아니고 그 ‘방식’이다. 바로 ‘풀뿌리’다. 누가 하는지 모르게 해야 정치인들이 빛이 나고 그래야 정치인들이 의지를 갖고 나선다. 특허를 낼만한 우리가 개발한 방식이다.

뉴욕의 ‘풀뿌리’가 미 전국의 한인사회를 책임진다. 전국을 돌면서 풀뿌리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2년이 걸렸다. 지난 7월, 전국의 13개 도시의 한인들 500여명이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 모였다.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들의 동향에 목줄을 걸고 있는 연방의원들이 절대로 모른 척 할 수 없는 집회다.

이 행사에 연방 상·하원 13명이 모였다. 시민참여센터 김동찬 대표의 눈가가 벌겋게 물들더니 끝내 눈물을 흘린다.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었으면 이 기쁜 광경 앞에서 다 큰 사람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가? 필자는 이를 모른 척 했다. 왜냐하면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이 행사장에서 뉴욕에서 온 참가자들의 불평이 많았다. ‘일은 다 뉴욕이 하면서 왜 다른 지역에서 처음 참가한 사람들을 전면에 내 세우는가?’ 불만이 터져 나왔다.

‘풀뿌리 방식’을 반복해서 설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플뿌리 운동은 ‘누가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변함없이 갈 길을 가는 일’ 이다.

지역에서는 한인들의 권익을, 워싱턴 중앙에선 한미관계의 발전을 한인풀뿌리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이것을 이해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그 동안의 작고 큰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 ‘모범(성과)을 만들어 따르게 한다’라는 전략이 빛을 내고 있다. 여기저기서 “너만 하냐, 나도 한다”라고 하는 소수 사람들이 결집을 흐트러뜨리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그러한 경우가 그야말로 많지 않다.

◆ 한인들이 꼭 해야 할 일

시민참여센터, 또 다른 10년을 채비하는 창립 19주년 기념만찬 행사가 10월1일 플러싱 테라스 온더 파크(Terrace on the Park) 연회장에서 열린다. 그 동안 시민참여센터의 활동에 주목해 오던 젊은 한인 1.5세 전문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행사를 마련했다. 그 동안의 성과와 전략에 대해서 인정하고 연대하는 뜻인 듯하다.

중국의 급부상과 일본의 재무장이란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돌파구는 유일하다. 200만 이상의 한인동포들이 양손에 한국과 미국을 튼튼히 움켜쥐는 일이다. 따라서 시민참여센터 19주년 만찬에 참가하는 일은 민족성원으로서 거의 의무에 가까운 예의다. 시민참여센터에 동포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기대한다.

[본 시론은 2015년 9월 26일자 뉴욕일보에서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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