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이면 감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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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잃고 전 세계에 흩어져 유리 방랑하던 유대민족이 ‘약속의 땅’ 팔레스타인에 돌아와 나라를 세웠다. 유대인의 절대적인 지도자 ‘다비드 벤구리온(David Ben-Gurion)'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영국의 위임통치가 끝나기 2시간 전에 이스라엘의 탄생을 발표했다. 1948년 5월14일이다. 이스라엘이 건국선언을 했고 미국이 가장 먼저 그것을 승인했다. 이후로 지금까지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와 복지를 유지하는 일에 지속적으로 공헌하며 밀월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유대민족인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들의 틈바구니에서 스스로 세운 나라를 지키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이스라엘사수를 위해 힘을 모았다. 유태계 미국인들이 그 중심 역할을 했다. 미국의 유태인들은 열심히 일해서 미국의 사회발전에 기여했고 동시에 (이스라엘 건국을 가장 먼저 승인한)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를 튼튼히 만들었다. 미국 내 유태인들에게 이러한 역할은 진행형이며 앞으로도 더욱 가열 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시 중동이 불타오르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미국을 요동치게 한다. 이스라엘을 위해서 미국이 채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되어있다. 여론이 이스라엘에게 불리하든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규탄하든 간에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키기 위해서 출항하고 발진해야 한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키는 일은 미국과 이스라엘간의 외교문제가 아니고 600만 이상 유태계 미국인들의 가족문제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지역의 이스라엘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은 미국시민들의 안전문제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밀월관계 배경엔 어떤 이유가 있는지 주목해 왔다. 21세기 초엽 한민족이 처한 형편이 그들과 너무나 흡사하고 필자 또한 미국시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유태계들을 아주 집요하게 추적했다. 특별히 정치적인 영향력을 어떻게 결집하는지에 관해서 공부한지 10년을 훨씬 넘겼다. 문제는 “행동”이다. 수백 번 반복해서 생각해도 그것 말고는 차이가 없다. 심지어는 저들의 모국이 분쟁 국가란 것도 같고 동시에 “안보”측면에서 미국과의 관계가 절대적인 것도 일치한다. 바로 행동이다. 미국 내 한인들이 정치력 결집의 행동에 나서면 될 일임이 명확해졌다. 그래서 워싱턴 정치권에 한인들의 힘을 전달하는 일. 그것이 필자의 숙명적인 과제가 되었다. 그것이 꼭 20년째다.
유태계들은 지역에서 힘을 만들고 워싱턴서 전달하는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있다. 바로 그것이 AIPAC다. 2002년, 그러니까 10년도 훨씬 더 전이다. 처음으로 AIPAC의 문을 두드렸고 그들의 방식을 학습하기 위해서 거기에 뛰어 들었다. 한인사회와 한국에 AIPAC을 언급하고 알렸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던 AIPAC을 지금은 한국이나 한인사회의 언론에 그것이 전혀 낮 설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아직도 전체 동포사회에선 미비하지만 정치력신장에 관한 관심이 진지해졌다. 전략이 없으면 소수 계의 정치력결집은 묘연하다. (한인)정치인이냐 아니면 (한인사회)정치력이냐를 구분하는 수준이 된듯하다. 유태계의 AIPAC이 구체적인 힘으로 탄력을 받았을 때가 바로 그들이 정치인이냐 정치력이냐를 구분할 때부터였다. 그들이나 우리나 ‘한인 정치인’이기에 우선할 일이 ‘한인들의 정치적인 영향력’이다.

 미주 전 지역의 몇몇 진지한 사람들이 바로 한인이란 공동체의 집단적인 정치력을 결집하는 일에 나섰다. 우선은 각자 지역에서 정치적인 힘을 만들고 워싱턴에 모여서 만들어진 힘을 전달하는 것에 동의했다. 지난달 29일부터의 2박3일 동안 워싱턴에서 개최한 한인풀뿌리 컨퍼런스가 그것이다. 호텔에 250여명이 꽉 찼다. 적어도 절반은 놀라울 정도로 진정으로 진지했다. 20년 이것만을 궁리해 온 필자에겐 ‘엄숙함’이었다. 오래 전부터 관심 갖고 지켜본 AIPAC의 어느 전문가가 의사당 밖으로 5명의 현역 연방의원을 한자리에 오도록 하면 K스트릿(로비스트)의 관심을 받게 된다고 했다. ‘바비 진달’을 하원으로 그리고 주지사로 만들어 낸 인도 계의 어느 전문가는 욕심내지 말고 두 명만을 목표로 하라는 말까지 했다. 20명을 목표로 잡고서 년 초부터 집요하게 의사당을 부여잡았다.

 지난 30일, 애국적인 한인동포 200여명이 하루 종일 지극히도 성실하게 발품을 팔았다. 535명의 연방 의원 사무실을 아주 정성을 다해서 방문했다. 전날 호텔에서 밤새도록 훈련을 받은 그 정도의 준비를 갖고서 의원과 보좌관을 만났다. 필자와 낮이 익은 의원과 보좌관들로부터 전화가 쇄도했다. 전국의 한인들이 공익(공통의 아젠다)을 갖고 모였다는 것에 놀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반응이 왔다. 의사당 근처 하이얏트 호텔서의 갈라 만찬에 2명의 상원의원과 9명의 여야 하원의원이 참가했다. 특별한 것은 상. 하 외교위원장이 함께 한자리에 앉았다. 그 가운데에 주미대사를 모셨다. “ 제가 부임해서 꼭 만나야 할 의원을 비로소 동포들의 정치력에 의존해서 한자리에서 동시에 만나는 감격적인 순간……” 주미한국대사님의 인사말이다. 드나드는 의원들을 마중하고 배웅하느라 뺑뺑이를 돌면서도 울컥울컥하는 닭 똥만한 눈물을 속으로 쏟아내느라 혼났다.

아, 200만 동포 중에 200명이면 만분의 일(0.0001)이다. 소수지만 (미련할 정도)집요하게 성실하면 되는구나, 지성이면 감천이란 옛말을 실감하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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