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 대선전에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앨 고어’부통령이 선출 되었다. 클린턴 재임 8년 동안 시장경기가 좋아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좋은 상황이었다. 다만, 클린턴의 스캔들이 문제였다. ‘앨 고어’ 후보는 커네티컷 출신의 연방 상원의원인 ‘조지프 리버맨’을 부통령 러닝 메이트로 지명했다. 고어가 리버맨을 선택한 것은 리버맨이 민주당내 부통령 후보군 가운데 가장 청렴하고 도덕적인 인물이었고 그리고 리버맨이 클린턴의 성 스캔들이 터졌을 때에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의회 단상에서 공개적으로 클린턴을 비난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를 택했다.

고어는 클린턴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과 동시에 부통령 후보군 중 가장 보수적인 리버맨을 선택함으로써 중도 보수주의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었다. 고어가 마지막까지 고민한 부분은 그가 유태인이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유태인 사회 지도자들은 리버맨의 지명에 오히려 반대의견을 냈다. 어느 유태인 지도자 그룹은 리버맨을 직접 면담해서 부통령 후보를 포기해 달라고까지 요구했다. 왜냐하면 전체 인구의 3%도 안 되는 유태인들의 지나친 두드러짐은 미국 내 뿌리 깊은 반 유태 정서를 부추 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유태인 정치인 보다는 유태인커뮤니티의 결집된 정치력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그들의 결정은 1960년대 이후에 유태인들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비유태인 정치인들이 유태인정치인보다 유태인 공동체에 훨씬 더 유리했다는 보고서에 기초했다.

미국 내 대도시에 형성된 한인커뮤니티는 타 인종 그룹에 비해서 경제력과 교육수준이 높은 커뮤니티로 인정되고 있다. 여느 소수계에 비해서 교육열이 높고 생활(소득)수준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인들의 사회. 정치적인 영향력은 그러한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그래서 한인사회의 시대적인 과제는 정치력신장이다. 한인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정치력을 신장시키는 일에 이견을 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치력 신장의 목적은 한인커뮤니티의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기 위함이다.

한인커뮤니티의 이익이 무엇이고 한인들이 충분히 누려야 할 권리가 무엇인지에 관해서 잘 아는 일은 정치력을 신장시키는 일에 나선 사람들의 기본이다. 전체 인구의 겨우 3% 남짓 되는 유태인들이 마치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힘 있게 보여 지는 것은 그들이 철저하게 유태인 공동체의 권리와 이익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들은 유태인이 대통령이 되어서 백악관을 차지한다 해도 그것이 그냥 유태인 대통령일 뿐이고 유태인사회의 공동의 이익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면 서슴없이 반대할 것이다. 그들은 미국시민이면서 동시에 유태계라는 혈연적인 일체감(공동체 의식)에 성실하게 부응하고 있다. 민족적인 정체성을 갖추지 못한 정치인이 다인종 사회인 미국의 정치권에선 아무런 경쟁력이 없음을 잘 알고 있음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LA나 뉴욕에서 선출직에 도전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았다. 한인 정치지망생들이다. 하염없이 높은 벽으로만 여겨져 온 정치권(선출직)에 나서는 한인들의 모습이 한인사회에 늘 최고의 뉴스였고 소수계의 일상에 자신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선출직에 출마선언을 하고 한인사회에서 선거자금을 구했다. 정치방식에 생소한 한인들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 줄 몰랐었다. 그럼에도 주류사회로의 진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인색하지 않게 기부금을 내는 일을 반복해 오고 있다. 그동안 한인후보자들에게 낸 뉴욕한인들의 기부금을 만일에 유태인들과 같은 방식으로 오히려 한인사회 공동의 이익을 요구하면서 일반 정치인들에게 기부했더라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자본사회에서 댓가 없는 기부금은 없다. 다시 말해서 정치기부금도 공짜가 아니란 말이다. 많지는 않지만 “표”는 물론이고 구체적인 요구(댓가)없이 당선만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돈까지 내 놓은 동포들의 마음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것인가는 아무리 반복해서 강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중간선거 직전이다. 선출직에 나선 한인후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한 두 가지 가 아니다. 그러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결과와 관계없이 선거전(후보였을 때)의 한인사회를 대하는 자세와 태도의 십분의 일만이라도 유지해 달라는 당부다. 당락과 관계없이 정체성은 유효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인사회의 권익을 위해서 밤낮없이 그렇게 소리 높여 외치다가 선거만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그 수많은 일을 이제는 더는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매년 선거가 실시되지만 선거후가 늘 두려웠다. 무관심 속에서 다시 끝도 없는 유권자등록과 선거참여를 외쳐야 하는 역할이 그렇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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