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대회 둘째 날인 7월30일. ‘마이크 혼다’의원으로부터 새벽전화를 받았다.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을 모시고 9시까지 사무실로 들어오라는 요청이다. LA의 일정이 너무 많았음에도 오히려 할머니 두 분은 쌩쌩하다. 깨끗한 한복차림의 이옥선. 강일출 두 분 할머니를 모시고 혼다 의원실로 갔다. 혼다의원과 할머니들은 벌써 수년 전부터 누님과 남동생 사이다. 셋은 만나자마자 부둥켜안고 반가워 난리다. 할머니의 방문을 맞는 혼다는 그야말로 지극정성이다. 그도 70이 훌쩍 넘은 노인인데 어른을 대하는 아이처럼 겸손이다. 보통 의원사무실서는 볼 수 없는 다과상을 준비했다. 따듯한 차를 직접 따라서 할머니께 권하면서 건강부터 묻는다. 나눔의 집에 계신 다른 할머니들의 안부도 일일이 챙긴다. 할머니들께 드릴 선물이 있다고 하면서 보좌관을 불렀다. 한국말을 하는 한인보좌관이 한국어로 오늘 할머니들이 백악관엘 가시게 되었다고 한다. 할머니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금방 몰랐지만 필자에겐 그야말로 “쾅”하는 충격적인 선물이다. 지난 한달 동안 혼다 의원실이 시민참여센터의 직원과 극비리에 백악관을 접촉하면서 이를 성사시킨 것을 알았다. 일본측의 방해를 염려해서 방문이 확정될 때까지 필자에게까지 극비에 부치면서 추진해왔음을 알았다. 필자가 할머니를 모시고 30일 오후4시에 백악관을 방문하도록 한 것이다. 대통령과 아주 가까이 일하는 힘이 센 대통령보좌관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러니까 우선 “도와주겠는가?”를 묻고 답변을 들은 후에 말씀을 하시라는 혼다의 설명이다. 차분하게 설명을 들은 할머니들은 혼다의원께 눈물로 고마움을 말했다. 결의안 통과 만7년, 마침내 권부의 최정상이고 핵심인 백악관 국내파트로 ‘일본군강제위안부’ 문제가 들어가게 되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관해서 필자만큼 잘 아는 이는 없을 것이다. 혼다의원에 관해서는 가까이서 늘 경험하지만 이만한 진정성을 갖는 정치인이 있는가?

2007년 결의안이 정말 요란했는데 그 후에 달라진 것이 없는 것에 혼다는 늘 고민해 왔다. 그래서 특별히 할머니들께 미안하다는 생각을 한다. 안하무인인 일본도 문제지만 오히려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는 미국 행정부의 문제를 더 자주 언급했다. 그래서 그는 펠리세이드 팍의 기림비에 일본정치인들이 대거 몰려왔을 때에 국무부를 향해서 ‘도대체 국무부는 무엇을 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 하기도 했다. 지난해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아베총리의 행태를 보고서 그는 2014년도 국무부 예산안에 “ 국무장관은 일본관련 업무를 수행할 때엔 반드시 121결의안을 따져 물을 것”이라는 조항을 법으로 만들어 첨가했다. 지난 6월27일 혼다의원이 뉴욕을 방문했다. 롱아일랜드 어느 컨츄리클럽에서 한인지인들이 그의 73번째 생일잔치를 차렸다. 일본이 고노 담화를 점검했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는 때였다. 공항에서 그를 마중한 필자는 그의 어두운 표정에 걱정까지 했다. 2007년도 그야말로 물불을 안 가리고 용감하게 결의안을 추진할 때인 4월에 아베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했다. 의회 내 실세서열 1위인 일본계의 50년 상원의원인 ‘다니엘 이노우에’가 아베총리를 공항에서 곧장 의사당으로 오게 했다. 의회 내 여야 지도부가 다 포함된 일본총리를 위한 환영오찬에 일본계 중에 “마이크혼다”만을 제외하고 전원 초청했다. “마이크 혼다가 완벽하게 왕따를 당했다”가 의회신문의 제목이다. 그 환영오찬 시간에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의원회관 카페테리아에 혼자 있던 고독한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바로 공항에서 롱 아일랜드로 가는 자동차 안에서 혼다의원은 할머니들께 드릴 7주년 선물을 구상했다. 할머니를 모시고 백악관과 국무부로 밀치고 들어가는 프로젝트 말이다.

“올 때까지 왔구나!”는 백악관 앞에서 이옥선 할머니의 중얼거린 말씀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백악관이 의지를 갖는다면 121결의안의 내용에 맞게 실마리가 풀릴 것 이란 생각이 필자의 확신이다. 인턴직원이 정문까지 나왔다. 휠체어가 왜 없는가를 큰소리로 따지는 필자의 손을 잡아 끌면서 괜찮으니 그냥 들어가자고 강일출할머니가 앞장을 섰다. 백악관의 소위 ‘웨스트 윙’으로 들어섰다. 우리를 기다린 보좌관은 공공정책 비서관이다. 국제관계 파트가 아니고 미국시민사회를 담당하는 보좌관이다. 시민참여센터가 미국시민단체 이기 때문이다. ‘나눔의 집’마찬가지 NGO다. 오바마 행정부는 풀뿌리단체(NGO)를 최우선 하는 시민권력이 특징이다. 할머니들의 길고 긴 증언을 눈물을 훔치면서 경청한 보좌관은 사무실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할머니와는 꼭 사진 한 장을 찍고 싶다고 허락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 그녀가 할머니와의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는 바람에 할머니들의 백악관 방문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 자신이 왜 백악관에 있는지에 할머니께서 일깨워 주셨다는 인사를 했다. 필자는 놓치지 않고 다음순서를 물었다. 더 높은 수준(백악관내 부서)으로 확대해서 할머니들의 증언을 한번 더 청취할 것에 합의했다. 사무실 밖까지 배웅을 하면서 보좌관은 필자에게 “정말로 상원과 하원의 외교위원장이 오늘저녁 만찬 장에서 할머니들을 만나는가?”를 물었다. 깜짝 놀랐다. 그러나 즉시 눈치를 챘다. 백악관 미팅을 주선하면서 혼다 의원은 “한인풀뿌리대회”를 써 먹었구나! 그날 저녁 만찬장의 할머니와 같은 테이블의 혼다의원의 표정은 분명히 밝았다. 역시 정치력이다. 그것도 정정당당한 시민의 풀뿌리 정치력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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