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더욱더 그렇다고 하지만 필자의 학창시절에도 학교에서나 동네서나 성적순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 덩치 큰 왈패 (소위 논다는 운동부 아이들)들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잘 건드리질 않았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필자도 동네 가겟집 아줌마로부터 공부 잘한다고 가끔 카라멜(신앙촌에서 나온 5원짜리 미루꾸라고 했던)을 받아서 얻어먹은 기억이 있다. 학교선생님이었던 아버지는 필자에게 성적은 곧 효도라고 각인을 시키시기까지 했다. 필자의 특별한 점은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것이었다. 너무나 놀기를 좋아해서 월말고사 하루 전에 밤을 새우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소위 벼락공부다. 밀려오는 졸음을 참아내느라 무진 애를 썼었고 그것도 모자라서 ‘타이밍’이라는 잠 안 오는 약을 구하느라 궁리했던 기억이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수학성적을 제외하고서는 모든 과목의 성적이 들쑥날쑥 이었다. 벼락공부(시험전말 밤샘을 하게 되면)로 유지된 성적이 오죽했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예비고사(전 과목)성적에 비해서 본고사(국.영.수)성적이 훨씬 높았다. 결국에 벼락공부는 필자에게 낙방이란 쓴 경험을 맛보게 했고 지금까지도 기본지식(머릿속에 탄탄하게 암기해 두어야 할 내용들)의 빈약함을 안고 살도록 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는 일에 있어서 어떤 사건이나 사실에 관해서는 반드시 자료를 찾아서 확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분명히 벼락공부 탓이리라… 학창시절 벼락공부는 부모님의 기대치만 높였지 필자 본인에겐 어떠한 도움도 안 된 것 같다.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고가 다른 한편으론 공부도 못하고 놀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8월13일은 뉴저지의 예비선거일이다. 뉴저지의 사망한 연방상원의원 보궐선거다. 각 당에서 후보를 결정하는 투표일이다. 현직이 사망하기 전부터 공개적으로 출마를 언급하는 성급함을 보인 뉴왁시장인 ‘코리 부커’가 단연 선두다. 10월의 본 선거를 치러야 하겠지만 ‘코리 부커’상원의원, 거의 확정적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좀 앞서가는 전문가는 ‘또 다른 오바마의 상원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성급한 코멘트다. 전국적인 뉴스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한인유권자들의 관심도 높다. (이제는 한인유권자에 대한 출마 후보자들의 관심이 더 앞서가지만…) 정치적인 힘을 만들어 낼 좋은 기회는 상황이 바뀌거나 사람이 바뀌는 때다. 이번 뉴저지 보궐선거는 뉴저지 정치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사망한 현직의 조직에서 가장 못 마땅해 하는 후보가 저만치 (인기)앞서가는 현상이 그것을 설명해 준다. 이럴 때가 한인들 정치력 결집과 과시의 적기다. 이러한 흐름은 벌써 지난해 선거직후부터였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서 뉴저지 한인커뮤니티에선 자연스럽게 풀뿌리란 말이 점점 더 자주 언급되었다. 한인사회 풀뿌리 정치력의 지도자가 혜성처럼 나타나는 듯 미디어가 성화를 해 댔다. 그런데 일반 주류사회에선 주지사 선거와 보궐선거로 점점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데 한인사회의 풀뿌리 언급은 시들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어느새 예비선거가 목전이다. 걱정이다 엄연한 현실은 뚜껑을 열면 성적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많은 한인들이 투표에 참가했는지가 숫자로 나타난다. 아…그렇게 나대면서 한인미디어를 장식하던 풀뿌리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누가 어느 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화요일이 투표이니 (단체장들이 모여서) (한인)미디어를 불러서 투표하자고 기자회견을 열자는 의견이란다. 풀뿌리 운동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던 인사란다. 풀뿌리가 그렇게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 뿌리가 뽑힐텐데…, 풀뿌리의 참여는 지속과 책임이다. 10년을 하다가도 멈추면 도로 제자리가 풀뿌리 정치참여 운동이다. 결국엔 도움이 안 되었어도 벼락공부는 성적이라도 유지했다. 풀뿌리 정치참여 운동은 선거전날 기자회견으로 효과가 나는 벼락공부처럼은 어림없는 일이다. 그것이 효과가 있었다면 뉴욕과 뉴저지엔 벌써 한인정치인들이 차고 넘칠 것이다.

정치력신장의 기본은 유권자등록이고 핵심은 투표참여다. 시민권자라 하더라도 유권자로 등록을 하지 않으면 투표권이 없다. 미국에서 유권자라 하는 것은 투표할 자격과 동시에 시민으로서 참여의 의지를 평가하는 바로미터다. 유권자로 등록을 했으면 투표의지가 있음이 분명하다. 기본이 없이는 핵심으로 들어갈 방도가 없다. 평소 유권자등록 운동을 지속시키지 않으면 그건 이미 풀뿌리 운동이 아니다. “풀뿌리”, 말을 앞세우면 실패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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