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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당일 링컨메모리얼까지 가득찬 인파

지난 1월21일,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에 취임했다. 미 역사상 57번째의 취임식이다. 4년 전  최초의 흑인대통령이란 기록을 세운 취임식에 비하면 절반정도의 규모였지만 그 이전의 다른 대통령의 취임식에 비하면 여전히 대단한 국민적 환영과 축하다. 4년 전의 취임식이 초당적이고 세계적인 경사였다고 한다면 이번 재임을 시작하는 취임식은 거품이 쭉 빠진 그야말로 오바마를 지지하는 세력들만이 집결한 분위기였다. 식장의 연단과 연단 맨 앞줄의 좌석에서 공화당 소속의 의원들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취임식 초청장(티켓)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지만 공화당 의원 사무실에선 그것을 바닥에서 주울수가 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다. 그래선지 취임식을 축하하러 전국에서 몰려온 인파들의 행색이 거의전부가 서민이고 소수계다. 취임을 축하하는 축하파티(ball party)가 4년 전의 10곳에서 겨우 2곳이다. 간소하게 치룬다는 것도 있지만 ‘축하 무도회’란 것 자체가 오바마지지층에 어울리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취임식을 시작하는 기도순서를 맡은 목사님이 흑인여자다. 그것도 유색인종협의회(NAACP)의 간부를 지낸 민권운동가 출신이다.  축시를 발표한 시인은 남미계 동성연애자다. “영광 할렐루야”를 노래한 합창단은 취임식 준비위원장인 ‘찰스 슈머’상원의원이 자기 동네(부르클린)에서 불러 올린 동네 합창단이다. 취임식장의 단상이나 무대의 바로아래 상석이 더 이상 백인들만의 자리가 아니다. 각양각색의 인종들이 석여 앉았다.  불과 8년 전까지만 해도 어림없는 일이었다.  2005년 1월, 조지 부시대통령의 재임 취임식 때에 맨 앞좌석에서 보안요원이 필자에게만 티켓을 검사하는 통에 화가 나서 나와 버리고 말았던 경험이 있다. 거의 전부가 백인인 그 틈바구니에서 견딜 방도가 없었다. 오바마대통령의 취임식장에선 필자에게 티켓을 보자는 보안요원은 아무도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성과가 어떻고, 그의 가치관이 어떻고, 도무지 경제가 나아지지 않았고..등등 부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여하튼 거의 20여 년 동안 중앙정치권에 집중하고 집착해 온 필자에겐 ‘오바마’란 자체가 해방이고 돌파구다. 20년 만에 워싱턴에서 씩씩하고 당당하게 호흡을 했다. 오바마 때문이다. 

취임식행사에 순서를 맡은 제임스 테일러, 켈리 클락슨, 비욘세 노울즈 (왼쪽부터)

취임식행사에 순서를 맡은 제임스 테일러, 켈리 클락슨, 비욘세 노울즈 (왼쪽부터)

 

취임식 기도 순서를 맡은  Myrlie Evers-Williams 목사

취임식 기도 순서를 맡은 Myrlie Evers-Williams 목사

역사적인 흑인 대통령이 첫 취임할 때인 , 2009년 1월엔 온 나라 전체 국민이 그를 환영하고 축하했다. 취임식을 위해서 전국에서 200만이 워싱턴에 몰렸다. 도시 전체가 취임식장. 국민전체가 축하행사에 성원을 보냈다. 극소수 자본가들의 탐욕과 만용으로 나라가 망가졌다. 99% 국민들이 오바마 에게 희망을 걸었다. 서민들의 노후 대책비(돈)를 대기업에 퍼 붇는 소위 ‘구제금용(Bailout)’에도 오바마를 믿고서 용납했다. 첫 4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를 직접 설득하는 방식을 취했다. 자신이 선언한 풀뿌리 시민시대의 정치방식을 “의회”로 잡았다. 의회의 동의 없이는 어느 것도 하지 않겠다고 출발을 했다. 대통령의 전화를 받지 않은 의원이 없을 정도로 의회 중심의 논의를 이끌어 왔다. 당파적인 대립을 뛰어 넘을 리더쉽은 어디에고 없음을 4년 동안 겪었다. 금융개혁 과 의료보험개혁을 추진하면서 백악관과 의회는 갈등과 대립이 극한점에 다다르게 되었다. 의사당의 화장실을 남. 녀로 뿐만 아니라 민주. 공화로도 나누어야 할 판이란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지난해 12월 재선 승리직후 ’재정절벽‘이란 긴급한 현안에 맞닥뜨렸다. 현 조세법이나 정부 지출법을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전체 국민에게 세금을 크게 올려야하고 정부지출(복지.국방을 포함해서..)은 금지되는 그러한 위기에 닥쳤다. 양당이 양보 없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오바마의 달라진 스타일이 나왔다. 의회를 뛰어넘어 직접 국민을 상대했다. 여론전으로 공화당을 굴복시키면서 위기를 넘겼다. 오바마의 개혁드라이브가 정공법을 택한다는 신호다. 부자증세와 서민복지 혜택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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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준비위원장인 찰스 슈머 뉴욕주 상원의원

 

브룩클린 타버나클 합창단의 축가

브룩클린 타버나클 합창단의 축가

리차드 블랑코의 축시

리차드 블랑코의 축시

제2기에 돌입하는 오바마대통령은 아주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오바마대통령은 그의 취임사를 통해서 국정과제를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조목조목 여. 야가 대립되는 현안이다. 국민의 경제평등과 (권리에 대한)기회균등은 미국의 건국가치라고 강조해서 규정했다. 전자는 빈부의 격차를 제도적으로 줄이겠다는 의지이고 후자는 사회적인 약자와 소수자들의 권리를 위해서 단호하게 매진하겠다는 선언이다. 대통령 취임사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동성애자의 권리를 언급했다.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이란 구호로 국민통합을 강조한 것은 대국민 멧세지가 아니고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아동보호는 국가의 제일가는 목표라고 선언한 것은 공화당과 총기협회가 아무리 반대를 해도 사회 안전을 위해서 강력한 총기규제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올해 자신이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포괄적 이민 개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재정문제를 해결해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소수의 부유층이 아닌 다수의 중산층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 회복’을 주장했다. 오바마는 “미국의 번영은 중산층에 달려있다”면서 이를 위해 세제 개혁과 교육제도 개선 등 자신이 공약했던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이 나라를 세운 세대를 돌보는 것과 미래 세대에 투자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거부 한다”며 의료보험 개혁과 복지 확대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겨냥했다. 현장에서 듣는 그의 취임사는 그야말로 공화당을 향한 선전포고 같이 들렸다.

 

오바마의 취임선서

오바마의 취임선서

4년 전 취임식장의 오바마와 제2기를 맞이한 오바마의 모습은 4년의 차이가 아니라 10년 이상의 차이로 보일 정도로 늙어 보였다. 반반했던 얼굴엔 굵은 주름이 잡혔고 머리엔 흰머리가 쌓였다. 겉모습을 그냥 봐서는 시달려서 지친 듯 보이지만 취임사를 들으면서는 정치인으로 프로다운 모습으로 변했으며 전략적 방식의 노련함이 묻어 보인다. 1997년엔 그냥 관중으로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운 좋게 상석의 초청을 받으면서 필자에게 대통령 취임식이 올해로 5번째다. 물론 돈만 있으면(거액을 기부하면) 누구든지 근사하게 초청을 받는 행사가 대통령 취임식이다.  역사의 현장에서 내용으로만이 아니고 감정으로 함께 했으니 모국어를 떠난 지 25년이 넘으면서 겨우 미국시민이 된 듯한 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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