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전의 판세와 전망.

미국 대선전에서 유권자에게 별로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외교 문제가 선거일 50일의 목전에서 전면으로 부상했다. 9.11테러 11주년이었던 지난 9월11일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수십 명의 반미 시위대가 난입해 성조기를 불태웠다. 신원 미상의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고 현장에 있던 주 리비아 미국대사를 포함한 4명의 미국 외교관이 피살 되었다. < 피살된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외교가내 아랍권에 가장 정통한 베테랑 외교관이며 지난 2007년 카다피 정권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국무부가 리비아에 보낸 최초의 미 외교관이다.

미국 국무부 기록에 의하면 미국 대사가 테러 공격을 받고 사망한 것은 1979년 ‘아돌프 덥스’ 아프카니스탄 특사 이후 33년 만의 일이다.>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모하메드를 모독하고 조롱하는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이란 영화를 유태계 미국인이 제작해서 그 전편이 트위터와 유투브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졌다. 아랍 국가들의 반미 운동에 휘발유가 뿌려졌다. 이집트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과격한 반미시위가 리비아, 요르단, 시리아, 예멘, 튀니지로 옮겨 붙었다. 이러한 와중에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이 공격당했다.

순식간에 중동지역의 미국인과 미국재산이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초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소위 ’아랍의 봄‘의 여파로 중동지역 아랍국가의 권력이 이슬람 세력들의 손으로 차차 넘어갔다. 기존의 친미권력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난 민주화운동이기 때문에 그 불똥이 미국으로 튈 것이 뻔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조마조마 하던 참이었다. 외교적으론 아랍권을 달래야 하고 국내적으론 이스라엘의 보호를 목표로 하는 유태계 미국인들의 선거판의 영향력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했다.

비교적 잠잠하던, 그래서 선거판의 오바마 진영이 (약간의)안도를 하며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중동지역에 불이 붙었다. 미 국민들을 위해서는 강력한 대응을 보여줘야 하고 국익을 위해서는 진정을 시켜야 하는 오바마 선거가 난관에 봉착했다.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전략에 불만을 갖고 있었던 롬니측의 강경파들은 물론이고 대외전략(정책)을 선거판에 정쟁으로 언급하는 것에 질색을 하는 ’키신저‘까지 오바마의 물러터진 대외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의 현직 대사가 피살되었음에도 대통령은 “ 미국은 모든 신앙을 깊이 존중 한다, 이슬람 모독영화와 미 정부와는 무관하다.” 정도로 언급하는 것에 화딱지를 낸 것이다.

미국의 대외정책 전문가들은 각종 미디어와 외교전문 저널을 통해서 ’아랍의 봄‘으로 상징되는 중동의 민주화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극렬한 반미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효율적으로 제압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 현직 외교관의 피살’을 막지 못한 책임을 오바마에게 묻고 따지는 것이다. ‘경제전쟁’으로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던 대통령 선거의 전선이 외교쪽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막판 50일의 변수다.

 

오바마 (선거)진영이 바싹 긴장했다. 롬니측의 전당대회를 무난하게 방어했고 오히려 전당대회 상승효과를 주도했다는 자신감이 들었고, 또한 지지율이 상승했다. 오바마 캠프의 총 지휘자인 ‘짐 메시나(James Messina)'가 캠페인 핵심들을 경합주에 나누어 집결 시켰으며 프로리다와 오하이오를 점령하면 상황은 종료된다는 계산에 확신을 했다. 10월중, 3번의 후보토론회가 진행될 동안 경합주의 풀뿌리 조직을 직접 운용하겠다는 오바마 재집권 전략의 마지막 단계를 시행하려는 찰나,(캠페인 전체의 전략을 설계하고 직접 지휘봉을 잡은 메시나의 마지막 50일 전략에 시동을 걸자마자)중동문제가 터졌다. 중동문제로 인하여 지난 주말(9/14.15일)의 지지율이 미세하지만 하강세를 탔다. ’짐 메시나‘는 최대의 경합주인 프로리다, 오하이오 가 그대로 버텨주는 것에 기초하여 (캠페인)전략 수정이 없음을 풀뿌리 조직(오바마닷컴)에 알렸다.

롬니 캠프의 수석 전략가 ‘스튜어트 스티븐스’가 공화당의 우두머리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캠페인 본부가 지나치게 단독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가 일인 3역을 하고 있으니 유권자들의 표심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프로리다 전당대회의 실책에 대한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전당대회의 클라이맥스는 롬니의 후보수락 연설이고 그 연설에서 선거판의 분명한 메시지가 나왔어야 했는데 당일 롬니의 연설이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즉석 퍼포먼스에 덮여서 뒷전이 되고 말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빈 의자 퍼포먼스’가 사실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무대에 오르기 직전 수분 전에 스티븐스와 즉석 대화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스티븐스는 2000년도 조지 부시 의 ‘칼 로브’ 보다도 2008년 오바마의 ‘데이빗 엑슬로드’보다도 더 한사람 주도의 캠페인을 벌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롬니의 캠프에서는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전략. 자금. 메시지(연설문) 에 관해서는 반드시 스티븐스를 통해야만 한다는 것이 불문율로 되어왔다. 전당대회 중 캠페인 브리핑에서 스티븐스는 슈퍼 팩에 자금이 모아지는 것을 봐서는 롬니의 메시지는 정확하다. 대통령 선거 역사상 승패의 정확한 진단은 모금(Fundraising)이 입증한다고 설명하면서 2000년도 공화당 파이오니아들이 2012년 공화당에선 슈퍼 팩으로 몰렸다고 자신 있게 설명 했다.

그렇지만 영원한 공화당의 전략가라 불리는 정직한 선거운동을 이끄는 롬니의 선임 참모인 ‘에드 길레스피(Ed Gillespie)'는 롬니가 핵심공약을 구체적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미디어의 비판을 시인하고 받아들이면서 전략을 수정할 것 이란 의도를 내 비쳤다. <'에드 길레스피'는 칼 로브와 슈퍼 팩 ’ Crossroad GPS'의 공동설립자이고 2008년 민주당의 거물인 버지니아 주지사 ‘팀 케인’이 민주당으로 닦아놓은 선거판에서 공화당의 ‘밥 맥도넬’을 주지사로 만든 선거 전략가다>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서 드러나게 된 롬니 캠프의 자중지란의 수준이 롬니를 불안케 만들고 있다. 2000년 ‘앨 고어’가 최고의 컨설턴트들을 확보했지만 교통정리를 잘 못해서 끝내 패배했다고 하는 예를 들면서 롬니 진영의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보면 롬니 진영에 뭔가 노란불이 켜져 있음이 분명하다.

지난 9월11일 리비아의 미국 영사관이 습격당하는, 그래서 미국 외교관 4명이 피살되는 사건이 터졌다. 전당대회 효과를 상실한 롬니측에게 지지율의 반전을 이룰 절호의 기회다. 좀처럼 미디어에 언급되지 않는 오바마의 (중동)외교정책이 유권자의 목전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오바마에 대한 유태계의 원성이 롬니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초조해 하던 롬니가 성급하게 가장 먼저 직접 오바마의 중동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희생된 미국인들에 대한 애도의 예의를 갖추지도 않고 이슈를 선거판에 들이 댄 것이다.

미국의 공중파를 비롯한 모든 주류 미디어가 오바마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만큼 롬니의 경솔하고 성급함을 같은 수준에서 비판했다. 심지어는 같은 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맥코넬’이 롬니의 성급함을 지적했다. 중동문제로는 양측이 비기는 것으로 흐름이 만들어졌다.

'프로리다’가 결정.

미국 대선은 각 주별의 투표결과로 그 주에 배분된 대통령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방식이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에 과반수인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백악관을 차지한다. 가장 중립적인 정치전문 매체인 RCP(Real Clean Politics)가 9월17일 현재 발표한 지지율은 48.5% 의 지지율로 약3% 롬니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실 대의원수로는 오바마가 더 큰 차이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바마의 대의원수는 확실이 142명, 유력30명, 우세가 65명으로 총 237명을, 롬니가 확실히 76명, 유력이 58명, 우세가 57명으로 총 191명이다.

경합 주 10개주 가운데에 당락을 가를 최대의 접전 지는 프로리다(29), 오하이오(18), 버지니아(13), 아이오와(6), 그리고 위스콘신(10)이다. 프로리다 와 오하이오를 누가 이기는가에 따라서 결정이 난다. 양 후보 측은 남은 50일을 프로리다, 오하이오, 그리고 버지니아와 위스콘신에서 사력을 다할 것이다. 프로리다는 오바마나 롬니가 독 같이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경합주다.

프로리다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이지만 2008년엔 오바마를 택했다. 2000년도엔 조지 부시와 앨 고어가 재검표와 대법원 판결까지 간 끝에 부시가 가까스로 이겼었다. 승패가 각 대선 때마다 변해왔다. 전당대회를 프로리다에서 개최하면서 승기를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롬니가 그것에 실패했고 오바마가 승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추세다. 9월17일 현재 롬니측에 유리한 월스트릿 저널과 폭스 의 조사발표에서도 오바마가 49%, 롬니가 46%다. 오차한계내의 박빙이기 때문에 양측에서 TV홍보비용을 쏟아 붓고 있는 상황이다.

대의원수 확보에서 열세를 당하는 롬니에게 프로리다는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주다. 프로리다는 남미계 유권자가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한다. 프로리다의 남미계 유권자를 의식해서 롬니는 ‘마르코 루비오(남미계의 공화당소속 프로리다 상원의원)’를 , 오바마는 텍사스의 샌 안토니오시의 시장인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인 ‘훌리오 카스트로’를 각각의 전당대회에서 전면에 내 세웠다. 효과는 오바마 측이 봤다.

프로리다는 티핑포인트( tipping point : 한번 승기를 잡으면 되돌릴 수 없는 결정적인 순간 )특징인 주다. 지금으로서는 프로리다가 양측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에 있지만 그간 줄곧 우세를 보여 온 오바마 측이 이기기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롬니의 캠프에서는 프로리다를 이겨야 하는 주에서 오바마의 승리를 막아야 하는 주로 전략을 바꾸었다. 오바마 측 보다 더 많은 자금력을 자랑하는 롬니의 ‘슈퍼 팩’이 프로리다에 70% 가 집중되었다. 프로리다의 케이블 TV업계는 선거경기에 즐거운 비명이다.

마지막 변수 ‘후보토론회’

미국 대선전의 유권자는 35% 정도가 민주당이고 25%가 공화당이다. 그리고 나머지 40%는 매 선거 때마다 지지할 후보를 정해서 투표하는 무소속이다. 지난 2008년 대선전에서 무소속 유권자의 15%가 전당대회를 통해서 20%가 후보토론회를 보고서 지지할 후보를 정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지구촌 어느 곳에서 어떤 전쟁에 발발하거나 미국이 어떤 테러나 천재지변의 상황에 빠지지 않는 한 11월6일 투표를 앞두고 남은 변수는 10월중에 세 번에 걸쳐서 실시하는 후보토론회다.

토론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물론 경제문제의 일자리와 경기활성화 방안이다. 양측 모두 중산층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우선 언급하고 있지만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특별한 방안은 없다. 8%를 상회하는 실업률과 만성적인 경기불황을 놓고서는 토론회가 롬니측에 유라할 것이 뻔하다. 그러나 오바마 측은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캠페인을 집중해서 자동차 산업지대의 지지율을 높였다. 그 덕분에 ‘오바마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살렸다’란 분위기를 전국으로 자연스럽게 확산 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분명히 미국의 경제는 좋아지고 있다 ”란 내용이 대통령의 성과로 시민사회에 먹혀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민주당 전당대회의 슬로건인 ‘앞으로(Forward)' 란 구호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분의 유력한 미디어들과 경제전문가들은 롬니의 유리한 점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리비아 주재 영사관 피습사건과 중동지역의 반미시위,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 문제 등의 외교부문에서 분명히 오바마의 책임론이 고개를 들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경제문제 있어서는 연방 준비제도(FED)의 비관적인 경기회복 전망과 마성적인 높은 실업률, 국가재정적자 등에서 아직까지 롬니가 실력을 발휘하여 충분히 반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확실치 않은 새로운 후보보다는 현직을 선택하는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성향을 볼 때에 롬니가 아주 특별한 무엇인가를 내놓지 않고서는 오바마의 재선이 거의 확실시 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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