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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에 기대를 해도 되겠는가..? – 김동석

by kace

  글의 제목에 어쩌면 욕을 얻어먹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은 매번 한인회가 출범할 때에 새롭게 갖었던 기대에서 2년 후 임기가 끝날 쯤엔 늘 고개가 돌아갔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대와 결과가 달라서는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 왔다. 나중과 관계없이 오히려 더 큰 기대가 생기는 것을 속일수가 없는 것이 아마도 필자 뿐이 아닐 것이다.  상황이 절박하니 기대가 커지고 커진 기대만큼 의견이 많아진다. 그래서 각오하고 글의 제목을 이렇게 하겠다고 고집했다.

상황 1> 지난 30년간 미국의 정치는 실패했다고 결론이 났다. 1930년대 공황을 극복한 뉴딜 정책을 뒤엎고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시장이 작동해서 흘러가도록 최소의 정부를 강조한 ‘레이거너믹스’가 미국의 경제(먹고 사는 문제)를 들어먹고 말았다. 2007년 여름부터의 경고가 일 년이 지나면서 급기야 국경을 날아다니던 투기자본들이  정체를 드러내고  말았다.  2008년 9월 달 급작스럽게 터진 월스트릿 쓰나미가 바로 그것이다.

정치의 목표는 국민들이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살도록 하는 일이다. 계급과 신분에 구애받지 않도록 제방식대로 원하는 수준에서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이 정치의 목표이다.  정치의 실패로 경제가 망했고 망한 경제의 여파가 일반 시민사회에 메가톤급으로 퍼졌다.

월스트릿을 향하는 메인스트릿의 실망과 분노의 표출로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탄생했다. 바꾸어서 새롭게 해야 한다는 미국시민들의 총체적인 욕구이다. 그동안 주류라고 자청해서 미국을 이끌어 온 사회정치적 강자요 다수인 곳의 패배가 시민사회를 재편성하고 있다.

침묵을 강요받았던 소수 계들의 주류 진출에 경쟁이 붙었다. 후발 이민자인 아시안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도계, 중국계, 그리고 필리핀이나 베트남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대도시에 밀집되어 영세자영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인들(한인동포사회)에게도 기회이다. 고립에 가깝게 결집되어 있는 한인커뮤니티의 울타리를 자신 있게 열어 재껴야 한다. 한인사회 리더쉽의 몫이고 책임이다.

상황 2>  LA의 4.29폭동 꼭 17년째다. 한인사회가 모두 잊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개인이건 지도자건 누구도 언급이 없다. 인종간의 갈등이 곳곳에 지뢰같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이를 위한 대비나 예방책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이 없다. 뉴욕 한인사회의 가장 위험한 지대는 남미계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한인자영업소이다.

월스트릿이 망하고 메인스트릿이 중심이 되었다는 측면은 노동자권익의 목소리가 강해 졌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노선은 노동조합을 옹호했다. 오바마의 초기라서 이 정도지만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자의 의료보험에 대한 문제가 점점 정치현안의 가운데로 들어오고 있다. 공중파 방송의 정치토론자로 AFL-CIO(노동총연맹)의 총수가 단골로 출연하고 있다.

자영업소의 매(상)출이 떨어지면 종업원을 줄일 것이고 직장을 잃게 되는 종업원은 당장에 배가 고프게 된다. 직장을 잃은 배고픈 노동자들은 노동청을 등에 업고서 체불임금을 곗돈 타듯이 달라고 할 것이다.

뉴욕한인사회 자영업의 실태를 보면 업소의 노동자(고용)문제는 경기불황속의 지뢰밭임이 분명하다. 종업원이 대개가 남미계임을 감안하면 이것은 순식간에 남미계와 한인사회간의 갈등과 충돌로 나타날 것이 뻔하다. 대도시내의 인종폭동은 경기(제) 사이클에서 기인하는 주기적인 사회변동 현상이다. 더 이상 우리가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한인사회가 직면한 상황이다. 한인사회 지도력의 정확한 상황인식이 요청되고 있다. 필자는 4.29폭동 17주년 날인 29일, 워싱턴으로 폭동의 현장(LA코리아타운)의 다이안 왓슨(Diane Watson)의원을 찾아가 만났다.

역시 경제가 어려운 만큼 한인과 흑인들이 더 많이 협력하고 교류해야 한다고 했다. 1992년 폭동이후 많이 달라졌고, 그래서 지금은 그러한 징후가 어디에고 없지만 아직까지 한인커뮤니티의 지역사회 참여가 미흡하다는 부드러운 지적이다. 욋슨 의원은 필자에게 “내 지역구는 거의가 다 한인상가이다. 그런데도 나와 내사무실의 친구들 중에 한인들이 별로 없다.” 라는 불만이 가미된 지적이다. 집단을 보호하는 예방과 치유는 리더쉽의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문제이다.

상황 3 > 한 집단의 권리와 이익의 옹호는 집단이 공유하는 정치적 결집력에 비례한다. 이것은 다인종 사회인 미국의 근현대사가 설명하고 입증하고 있다. 인종차별을 철폐한 것은 소수계의 결집된 힘에 근거한 철저한 투쟁의 결과물이다.

아직도 소수계가 겪는 다수. 강자로 부터의 차별이 비일비재하다. 민감하게 대항해야 조건은 발전한다. 참고 견뎌야 할 문제와 민감하고 철저하게 반응하고 대항해야 할 문제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정치력의 신장과 결집의 문제는 아무리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동포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믿을만한 근거는 한인사회 정치적인 결집도이다.

정치력의 기본은 숫자이고 핵심은 투표율이다. 유권자수를 늘리고 투표율을 올리는 일은 책임과 지속의 문제이다. 유권자등록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없이 정치력을 논하는 일은 그야말로 사기이다. 유권자등록에 대한 실천방안 없이 정치결사체를 논하는 것은,  일은 안하고 대표성만 논하는 꼴과 다름없다. 바로 그러한 문제를 알고 경계하는 일도 전적으로 지도력의 문제이다.

정치는 현실이다. 그래서 정치력은 구체적인 실천이어야 한다. 제 나라가 망해서 난민의 신분으로 미국에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베트남계가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연방하원을 배출했다. 소수계의 정치권 진출의 상황이 지금 이렇게 경쟁이다. 앞서는가, 뒤지는가의 문제가 리더쉽에 달려있음을 속일수가 없다.

상황 4 > 한인동포들의 특별한 상황은 분단국가 출신이란 것이다. 모국의 반쪽이 미국의 적국이다. 한인회가 출범하는 이때에 불행하게도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한이든 북한이든 미국과의 긴장이면 한인 동포들에겐 생존이 문제가 된다.

긴장을 완화시키고 안정과 평화를 지키는 일은 미국 내 한인들의 운명적인 과제이다. 이민자들의 숙명이다. 어느 민족이건 모국어를 떠난 이민자들이 결국엔 제 민족을 위한 지도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상황적 숙명을 안고 살기 때문이다. 미주동포들이 본국지향적인 일상을 탈피해서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는 일에 열중해야 한다.

새로 출범하는 한인회가 발휘하는 리더쉽에서 동포들의 시선이 한국보다는 미국문제에 집중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주동포는 미국에서의 영향력으로 애족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여의도로 향한 관심보다는 워싱턴 DC의 의회에 주목해야 하고 한국권력(한국대통령이나 청와대)에 집착하지 말고 백악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인회의 리더쉽에서 그러한 방향설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가 과열경쟁이었던 이유가 한인회장의 한국권력을 향한 숨겨진 관심(hidden Agenda)이 있다는. 사실에 가까운 의혹을 받았다. 국내 참정권으로 인해서 한국 내 권력으로 부터의 유혹에 초연하게 되는 일은 전적으로 리더쉽의 질적인 문제라 하겠다.

부인하고 싶어도 이미 한인회는 한인커뮤니티의 대표이다. 미국의 공기관이 그렇게 인정하고 한인사회를 대하고 있다. 더 이상 한인회에 대한 무관심이 자랑일수 없고 동시에 그러한 무관심이 미국사회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암시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힘을 합하는 방안은 한인회에 참가하는 일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한인회에 기대가 큰 것은 필자 뿐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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