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세기 중반, 로마의 거리는 시끌벅적했다. 그동안 로마제국의 속주들에서 세금 징수 사업을 하던 퍼블리카누스(publicanus)들이 모여 원로원 앞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 (Julius Caesar)에게 항의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로마는 공화정의 폐해로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었다. 종신독재관 카이사르는 여러가지 개혁을 시작했다. 그 중의 하나가 세제개혁이었다.

현대인들이 생각하기에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당시 로마는 세금을 국가가 걷지 않았다. 로마인들은 국가는 영토내에서 평화롭게 각종 생산 및 상업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세금을 사용하여 국방과 각종 사회간접자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세금을 징수하는 것은 민간업자들이 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로마는 지방의 속주들에서 토지 넓이와 생산량 등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했다. 세율은 10%(십일조)로 통일되어 있었다. 징세업자들은 수금한 세금의 십일조를 서비스 수수료로 챙겼다. 상당한 소득이다. 그러나 사실 징세업자들은 대부업도 겸했다. 납세자가 세금을 낼 돈이나 물건이 없을 경우 징세업자는 바로 고리대금 업자로 변신해서 세금을 대신 납부했다. 대신 납부한 세금에 이자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가장 양심적이었다는 징세업자가 붙인 이자가 년 12% 정도이었다니 양심없는 업자가 메긴 이자는 2-30%를 육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징세업자들에 대한 불만이 속주민들 사이에 아주 많았던 것같다. 징세업자들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갖은 합법, 불법적인 일을 했으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것이 아니겠는가?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이런 종류의 비리는 항상 있었다. 세금을 직접 관에서 징수하던 조선시대도 관리들은  사리사욕을 채우기위해 개, 죽은 사람, 갓 태어난 어린 남자아이 등에게 세금을 메겨 양민을 못살게 굴었다. 정약용은 갓 태어난 사내 아이의 출생을 기뻐할 새도 없이 관에 세금(군포)으로 소를 빼앗긴 아비가 한탄을 하다가 자신의 성기를 잘랐고, 그 잘린 성기를 들고 아내가 관에 가서 한탄하며 항의하는 것을 목격하고 애절양(哀絶陽)이라는 시를 썼다.

세금을 둘러싼 각종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세금을 징수하는 것을 민간업자들이 할 수 없도록하고 정부가 직접 징수를 하였다. 이에 징세업자들은 저항을 하려했지만 시민들로부터 인기있는 종신독재관의 추진력에 힘을 잃고 징세업을 포기하였다.

그런데 참 비슷한 일이 현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연방 패밀리 학자금 융자 프로그램(Federal Family Education Loan Program)”을 두고 학자금 대출업계와 오바마 행정부가 담판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 패밀리 학자금 융자 프로그램”은 연방정부가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보증을 서고, 민영 대출업자가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장기로 융자하고 원금과 이자를 대학/대학원 졸업 후에 받는 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 방식은 대출업계가 신용이 없는 저소득층학생들에게 대출을 꺼렸기 때문에 정부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단지 보증을 서줌으로써 대출은행이 저소득층학생들에게 대출을 하도록 고안된 것이다. 은행들의 입장에서는 별 위험이 없었다. 왜냐하면  연방정부는 원금의 97%와 이자 전액을 보증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도 손해볼 것이 별로 없다. 연방 정부는 이 민영 은행을 이용하는 방식과 별도로 연방의 직접 대출 (direct lending) 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각 대학은 학생을 민간 대출 프로그램과 연방 프로그램 중 하나를 받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시티은행 (Citi Bank)나 샐리 매 (Sallie Mae)같은 학자금 대출 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보증이 있으므로 위험부담없이 쉽게 막대한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2007년부터 시작된 금융업계의 부실은 학자금 대출 시장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을 못하였고, 아직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금이 있는 직장인들이 해고되었다.

역시 빚보증은 할 것이 못된다. 2008년 학자금 대출 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만, 학자금대출업계는 걱정없었다. 왜냐하면 정부가 원금과 이자를 세금에서 채워주었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연방정부가 제공한 금융권 구제조치(financial bailout)과는 별도의 프로그램이라 해당 업계는 연방정부가 다른 은행권에 가하는 제제조치를 받지 않는다. 연방정부의 막대한 세금이 학자금 융자 업계로 흘러들어 갔다. 2008년말 샐리 매는 CEO에게 4백60만불의 보너스를 지불했다. 다른 이사들에게도 1천3백만달러 이상의 보너스가 지불되었다. AIG가 회사 임원들에게 막대한 보너스를 지불한 것에 대해 언론과 정부의 비난을 받았지만, 샐리 매는 전혀 비난을 받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는 학자금 융자 프로그램을 민간에 맡기지 않고 정부의 직접 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행정부는 어차피 민간이 대출을 해도 이자와 원금을 다시 정부가 업계에 주어야 하니 차라리 연방정부가 직접 대출하면 앞으로 10년간 940억달러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절약한 돈으로 “펠 그랜트(Pell Grant)” 같은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 사업에 투입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

샐리 매 같은 대출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당장 위험부담없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 없어지게 되었다. 업계는 오바마 행정부의 인수위원장을 역임한 존 포데스타 (John Podesta)의 동생인 토니 포데스타(Tony Podesta)와 클린턴 행정부에서 법무부차관을 지낸 제이미 고어릭(Jamie Gorelick)을 로비스트로 고용해서 의회와 행정부를 상대로 맹공을 퍼붓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이는 시장경제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오바마 행정부의 직접 대출프로그램은 연방 공무원들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연방정부에서 대고, 운영은 대학과 민간계약자들이 하게된다. 현재 펠 그랜트가 그러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어차피 정부에서 이자와 원금을 모두 대출업계에 보상해 주어야 한다면, 그냥 정부가 대출을 해서 세출을 줄이려는 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의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금 대출업계는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에서 대격돌을 준비하기위해 진영을 고르고 있다. 역사는 반복한다고 누군가 하지 않았나? 2,200년전 로마에서는 세금징수업자들이 비록 불만은 있었지만 정부의 부정부패척결의 의지를 보고 물러섰다. 아마 그들은 새로운 업종으로 전환을 했을 것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세금은 정부가 걷고 학자금 융자는 민간이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후대는 학자금 융자도 정부가 책임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 만약 미연방정부가 유럽의 어느 나라들처럼 정부가 교육을 완전히 책임진다면– “학자금”이 무엇이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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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바마 행정부의 학자금 융자 개혁을 지지한다면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자신의 지역구 연방의원에게 지원의사를 밝히는 것이다. 학자금 융자회사들의 로비스트들 보다 거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위에 제목 밑에 보면 샘플 편지가 있다. 이를 다운받아서 본인의 이름과 주소를 써서 연방 상원과 하원의원에게 팩스로 보내자. 자신의 연방 의원은 이 웹사이트 왼쪽에 있는 “내 선거구 찾기”를 클릭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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