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의회 110회기 초반인 지난 2007년 봄, 어느 날 하원외교위원회의 “탐 랜토스(Tom Lantos)”위원장은 외교위내 서열 2위인 ‘하워드 버맨’ 의원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 버맨 의원은 같은 유태계이며 지역구도 같은 캘리포니아 출신이다. 랜토스 위원장이 12살이 많지만 연방의회 진출은 랜토스가 1980년에, 버맨이 1982년에 진출해서 거의 함께 의정활동을 해 왔다.

‘탐 랜토스’의원이 외교위에서 잔뼈가 굵은 것은 바로 이스라엘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건강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의식해서 자신을 대신해서 외교위를 대신 맡아줄 사람으로 ‘하워드 버맨’을 꼽은 것이다. 그러나 버맨의원은 외교위 보다는 법사위의 부위원장이었고 법사위원장에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날 ‘탐 랜토스’위원장은 아주 각별하게 ‘하워드 버맨’에게 이스라엘을 부탁했다.

  미국 연방의회에 ‘인권을 우선하는 정치적 아젠다는 없다’란 불문율을 만들었고 인권위원회(Human Right Caucus)를 조직한 의회내 유일한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인권참피온인 탐 랜토스 위원장이 2008년 2월11일 사망했다.

전 세계의 유태계가 그야말로 애통해 하면서 조의를 표했다. 미국내 유태인 사회는 그 주간을 랜토스 추모의 주간으로 정하기도 했다. 전.현직 대통령들이 유가족을 위로하며 애도를 표했고 상.하원에서 특별히 추모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2007년 하원에서 일본군위안부결의안을 주도하여 통과시킨 일로 인하여 한인사회도 그의 장례식에 참가하여 추모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외교위 서열2위인 하워드 버맨은 25년이상 법사위원장을 꿈꾸어 왔지만 랜토스의 간곡한 유언에 따라서 외교위원장직에 올랐다. ( 인권참피온인 탐 랜토스의 권위가 얼마나 묵직했는가에 대해선 일화가 많지만, 45년간 상원인 일본계 다니엘 이노우에의 일본군위안부결의안 반대의사를 묵살시킨 것은 두고두고 이야기 거리가 되고 있다 )

  필자는 지난 3월12일, 미국의 전 세계 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하원외교위원장을 만났다. 그가 지난 만 3년 동안 한국과 관련한 일에 많은 노력을 해 준 것에 대한 한국계 풀뿌리 단체가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였다.

지난 2007년 초에, 필자가 그를 AIPAC(유태계 풀뿌리 로비단체)행사장에서 만나서 위안부결의안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했을 때에 그는 “ 내 지역구(캘리포니아28지역)에 정말로 많은 한국계들이 살고 있지만 나는 한 번도 한국인들을 만나지 못했다 ”라고 했었다. 그것은 틀린 지적이 아니다. 유태계 미국인들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시민로비를 하는 막강한 조직의 핵심으로 있는 그가 한국인들의 정치참여의 문제를 제기한 것은 역으로 한국계의 시민로비 활동을 촉구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는 연방 하원외교위원장이다. 한미관계에 있어서 지금 그를 거치지 않을 문제는 하나도 없다. 군사문제만이 아니고 한미간 FTA를 포함한 모든 문제에서 그리고 북한의 핵문제 관해서도 그가 알지 못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오바마 정부가 출범해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아직도 검토와 구상중이다. 단지 하원외교위내 아태소위원회에서 꼭 한번 청문회를 개최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특사가 정해졌고 6자회담 책임자가 바뀐 것이 전부이다. 그럼에도 워싱턴발 한국관련 뉴스는 왜 그런지 몰라도 하늘과 땅을 오르 내리고 있다.

버맨 위원장은 북한 핵보유국 인정에 관해서는 펄펄 뛰었다. “ 외교위원장인 내가 모르는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북한의 핵폐기 요구’에 대한 미국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 라고 했다. FTA관련해서도 그는 “지금은 미국이 부정적이지만 그러한 요소를 줄여 나가고 있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이다 ‘라고 했다.

방북관련 질문에는 ” 지금 그것이 정책상 유익한 일인가? 를 생각해 보는것이 중요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 대화 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 라고 했다. 한국계 미국인들의 풀뿌리 운동이 인상적이라 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해서는 ” 한국은 미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이고 그리고 북한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이 가장 정통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은 한국의 이익을 우선한다고 했으며 그것이 한국계 미국인들의 뜻이 아니겠는가? 라고 했다.

한국계 미국인들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뜻을 거슬르지는 못한다. 라고 했다. 자신은 외교위에 있지만 이민법에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한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풀뿌리(Grass Root)정치를 강조한다. 시민참여이다. 시민참여 정치는 곧 의회정치를 뜻한다. 인구비례로 지역을 대표하는 하원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대통령이 하원중심의 정치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관련 해서는 하원외교위원장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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