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월의 일이다. 중도파라는 이유로 공화당에서  영원한 왕따였던 버몬트의 짐 제포트 상원의원이 탈당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의 지나친 우경화를 성토하면서 “민주당에 입당은 않겠지만 정책적으론 공조를 하겠다.”고 공화당을 박차고 나왔다. 이에 따라 겨우 1석 차이로 아슬아슬 하게 다수당을 유지하던 공화당이 졸지에 소수당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은 선거 없이 순식간에 상원에서의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당시, 상원은 2000년 선거결과로 양당이 50명씩 동수였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함으로써 아슬아슬하게 공화당 우위가 유지되고 있는 형편이었다. 짐 제포드의 탈당으로 졸지에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생겼다.

다수당의 위치가 바뀐 것이다. 의회에서 다수당과 소수당의 차이는 각 상임위원장 자리가 모두 교체되는 엄청난 변화를 갖는다. 위원회내로 제기되는 모든 안건에 대해 상정과 폐기뿐만이 아니고 토의 순서를 정하는 모든 권한이 위원장에게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의회에서의 다수당이 되는 일은 당의 정강 정책을 관철시키는 것이 목적인 정당정치의 측면에선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미국에서 상원의원 한명은 이래서 하늘과 땅이다.

  지난 28일 알렌 스팩터(Arlen Specter)상원의원이 공화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의석수를 59석으로 늘린 민주당은 꿈에 그리던 수퍼60석을 코앞에 두게 되었다. 만일에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미네소타의 상원의원 선거결과가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 된다면 상원의석 60석의 민주당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가 있게 된다. (야당인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전략을 원천봉쇄 할 수 있는 의석수가 60석이다).  

그래서 알렌 스팩터 의원의 당적변경 선언은 지금 워싱턴 정가에선 매일같이 메가톤급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의회를 상대로 무던한 정성을 기울였지만 소수당으로 전락한 공화당의 무조건적인 반대로 사사건건 어려움을 겪어왔다. 공화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넘을 수 있는 “상원 60석” 확보를 위해서 민주당 지도부는 야당의 중도파 의원을 끌어오기 위해서 무진 공을 들였다.

만일에 민주당이 60석을 확보한다면 각종 법안에 대해서 토론 없이 곧바로 찬반의 표결에 붙일 수가 있다. 현재 상원에는 의료보험제도, 노동정책 개혁, 기후변화 협약 등 양당이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60석의 확보면 사실상 모든 법안과 고위급 인준, 인사 등을 민주당의 의지대로 끌고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는  집요한 설득과 정성의 정성을 다해서 스팩터 의원을 끌어 들이는 물밑 작업을 진행시켜왔다.

알렌 스팩터(Arlen Specter)의원이 당적을 옮기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그가 내년도의 선거를 앞두고 도저히 당내경선을 이기기가 힘들게 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그의 중도적인 성향으로 인해서 공화당내에서 늘 눈총을 받아 왔다. 111회기 들어서 스팩터 의원은 상원 내 가장 절친한 친구인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자신의 당적변경에 대해서 계속 의논을 해 왔다고 한다.  스팩터 의원은 28일 공개선언을 하기 직전에 백악관에서 오바마대통령을 만나기까지 했다. 워싱턴의 각종 언론은 스팩터의 당적변경은 29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오바마 대통령에겐 가장 큰 선물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5선(30년)의 상원 거물 ‘알렌 스팩터’는  1996년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밥 돌 상원의원과 동향인 칸사스주의 럿셀에서 봉제공장과 자동차 정크장의 유태인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1930년). 17살 때에 펜실베니아로 옮겼다. 유펜을 거쳐서 예일 법대를 나왔다. 1964년 펜실베니아 검찰청의 검사로 공직에 발을 들였고 선출직 검찰총장을 오랫동안 지냈다.

1980년 공화당의 레이건 바람에 힘입어서 연방 상원에 진출했다. 스팩터 의원은 사회가치 이슈에서의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과 균형 있는 감각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을 정도로 극단주의자들을 혐오하고 있다. 공화당이 절대 다수당의 권한을 거의 횡포에 가깝게 행사하고 있을 때엔 법사위원장의 위치에서 이를 적절하게 막아내기도 했다. 미국이 극단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스팩터 의원의 브레이크 역할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스팩터 의원은 지난 2월 오바마의 경기부양법안에 찬성한 3명의 공화당 중도파중의 한명이다.

  당적 변경을 밥 먹듯이 하는 한국의 정치 풍토에선 별다른 뉴스거리가 아닐지 모르지만( 그래서 한인사회에도 뉴스거리가 아닐지 모르지만) 자신의 정치철학을 금과 옥으로 여기는 미국의 연방정치인들의 정서로 볼 때에 알렌 스팩터 의원의 당적 변경은 그야말로 토픽 뉴스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속도 있는 개혁을 위해선 수퍼60석에 집착하겠지만 본시 미국의 유권자들은 견제심리가 민감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내년도의 중간 선거를 생각해서는 민주당에겐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새 행정부의 경제 살리기에서 조기성과가 없다면 민주당의 절대다수가 순식간에 무너질 위험도 함께 높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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