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은 몰라도 미국 도서관만큼은 정말 부럽다. 필자가 가본 팰팍과 포트리, 파라무스의 도서관들 참 멋졌다. 보로 청사는 엉망이어도 도서관은 최신식이다. 팰팍 도서관은 처음에는 보로 청사 안에 조그맣게 있다가 1996년 새로 지어 옮겨왔다고 한다. 버겐 카운티의 Municipality가 70개인데 75개의 지역 도서관이(Community Library) 있다니 Municipality마다 자기 도서관을 하나씩은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지방정부에서 재정을 지원하고 관장을 임명하지만 구체적인 도서관 운영을 터치하지는 않는다. 도서관의 운영은 별도의 도서관 운영위원회가(Library Board) 책임진다.
팰팍 도서관의 경우 13명의 직원이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근무하며 매년 6만불의 장서를 구입한다고 한다. 최근 미국의 경제위기로 예산 삭감의 조짐이 있어서 다른 도서관들처럼 “아이들의 친구들(Friends of Children)”이라는 일종의 후원회를 조직하여 독자적인 펀드 레이징을 계획하고 있단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도서관의 부러운 점을 말해보자.
우선 대출 정책이 다르다. 필자가 사는 한국의 도봉구에는 다행스럽게도 서울시립도서관이 하나 있다. 시립도서관이라 시설이나 장서 등이 훌륭한 편이다. 도봉도서관은 1인당 2권의 책을 2주간 빌릴 수 있으며 대기자가 없을 경우 1주를 연장할 수 있다. 포트리 도서관은 1인당 30권의 책을 한 달 동안 빌릴 수 있고 한 달 더 연장 가능하다. 파라무스 도서관은 50권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손 한번 크다. 책 좋아하는 우리 가족, 미국의 손 큰 대출 정책이 정말 부럽다.
왜 그럴까? 도서관 인프라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인구 100만의 버겐 카운티에 75개의 지역도서관이(Community Library) 있다. 도서관의 규모는 서울시립 도봉도서관의 2/3 수준이다. 반면 인구 1,000만의 서울은 시립도서관 17개, 구립도서관 12개(도봉문화정보센타처럼 전통적 도서관+멀티미디어 센타+커뮤니티 센타를 혼합한 타입도 포함) 해서 29개의 도서관이 있을 뿐이다. 큰 차이이다. 물론 최근, 작은 동네도서관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이렇게 도서관 한 개가 커버하는 인구수에서 큰 차이가 나니 한국의 도서관들이 소극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대출 카드 발급 방식도 다르다. 동네에 1년 정도 살러온 나 같은 사람도 쉽게 대출증을 만들 수 있을 뿐더러 더구나 어린이 대출증은 어떤 증명도 요구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만들어 준다. 그에 반해 도봉도서관의 어린이 대출증은 부모의 신분증은 물론 부모와의 관계를 증명하는 주민등록등본까지 요구한다. 주민등록이 없는 외국인은 대출증 자체를 만들 수 없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백만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이제 도서관도 좀 더 개방해야 하지 않을까?
또 미국 도서관은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다. 영화상영, 미술전시회 등 각종 행사가 자주 열리고 도서관 한 켠에 있는 몇 개의 방에서는 주민들의 모임이 수시로 진행된다. 팰팍처럼 한인이 많은 곳은 매일 오전과 오후 외국인을 위한 무료 ELS 수업이 개최되기도 한다.

각각의 도서관들이 모두 훌륭하지만 그 훌륭함을 배가시키는 좋은 정책 때문에 지역 도서관이 더욱 빛난다. 75개의 도서관들은 각자 나름의 특성이 있다. 파라무스 도서관은 한국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 아무래도 도서 선정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 한국 도서에 정통한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또 한국 영화와 연속극 DVD도 많다. 우리 가족이 3주전에 가서 대출 한도인 50권의 책과 한국 DVD 세개를 빌려 왔다. 우리는 내일 집에서 가까운 포트리 도서관에 가서 책과 DVD를 반납할 예정이다. DVD는 대출 기한을 넘겼기 때문에 약간의 벌금을 내야 하는데 그것도 포트리 도서관에 내면 된다. 멀리 파라무스까지 갈 필요가 없다. 버겐 카운티의 75개 도서관은 BCCLS란(Bergen County Cooperative Library System) 이름으로 서로 연합되어 있다. 마치 하나의 도서관 같다. 이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다른 도서관에 반납하는 것은 물론이요 한 도서관에서 75개 전체 도서관의 도서 상황을 다 파악할 수 있고 신청만 하면 먼 도서관의 책도 집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 있다. 이 시스템 하나로 동네 도서관이 75배의 장서수와 75배의 편리함을 갖추게 된 것이다.

미국은 이미 100년 전에 이와 같은 지역도서관과(Community Library) 지역대학(Community College. 일반적으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진학할 수 있으므로 가난하거나 실력이 부족한 학생이 2년제 지역대학을 나와 4년제 대학에 편입하는 경우가 많다. 또 사회인들을 위한 평생교육의 요람이기도 하다. 860만 인구의 뉴저지에만 19개의 커뮤니티 칼리지가 있다.) 체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필자는 “미국 풀뿌리 민주주의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연재된 지난 기고에서 미국이 기울고 있으며 이 세기가 가기 전에 미국의 “Super Power”는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다만 미국의 그 탄탄한 기본기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도서관과 지역대학 체계는 한국도 꼭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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