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이니셔티브

루즈벨트의 시대에는 자본주의건, 사회주의건 국가가 세상을 이끌었다. 레이건의 시대에는 시장이, 특히 금융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그리고 도래하는 시대에는 시민사회가 세상을 이끌 것이다.
시민이 주도하고(Initiative) 국가가 지원하는 사회.
그게 필자의 구상이다.

시민 이니셔티브는 두번째 민주주의이다.
링컨은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민주주의 정부는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는 선거로 대리인을 뽑고 그들이 정부를 구성한다. 그건 “BY the People”이다.
1942년 비버리지 보고서 이후 대부분의 정부는 사회복지를 자신의 본질적 과업으로 받아들였다. 그건 “FOR the People”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민주주의는 “OF the People”을 성취하지 못했다.
민주주의! 말 그대로 시민이 사회의 주인이다. 그러면 주인답게 한번 나서보자.
시민 이니셔티브는 그걸 목표로 한다.

시민 이니셔티브는 가장 훌륭한 사회적 연대이다.
개인의 선택과 경쟁을 강조했던 신자유주의의 시대가 가고, 사회적 연대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있다. 사람들의 배려와 협력에 기반해서 공공적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사회적 연대의 핵심이다. 그걸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시민이다.
국가가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시민과 시민 사이의 연대를 만들지는 못한다. 그건 시민사회의 몫이다.
국가가 노인들에게 연금을 지급할지는 몰라도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시민적 배려와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것은 성숙한 시민들이 역할이다.
이 사회를 공동체로 만들고,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데 국가의 역할은 막중하다. 그러나 49%의 역할이다. 51%는 시민사회가 스스로 수행해야 한다.

시민 이니셔티브는 이 사회가 가진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국가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국가도 문제를 해결할 만큼 충분히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시민사회는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다. 참여하는 시민이 있고, 시민과 시민 사이의 연결망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 캘드웰 카운티는 “도움의 손길 병원(Helping Hands Clinic)”을 설립했다. 지역의 큰 병원들-의학회-카운티 건강부와 사회복지부-시민단체-재단-기업-종교기관이 모여 만든 이 병원은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할 형편은 안 되고, 메디케이드의(65세 미만의 저소득층, 신체 장애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민 의료 보조) 혜택을 받을 조건도 되지 않는 사각지대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가 이런 병원을 운영하려면 엄청난 재원이 투입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원래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이 병원의 일꾼들은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의료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명에 따라 끊임없이 지역의 자원을 찾아내어 연결하고 또 연결한다.(그들은 얼마 전부터 정신과 치료까지 새로 시작했다.)

  
“도움의 손길 병원(Helping Hands Clinic)”의 진료 모습. 문득 안성, 안산, 원주 등지의 의료생협이 생각난다. 난 그곳에서 병이 나지 않도록 돕는 의료, 환자와 대화하는 의료, 환자를 고깃덩이처럼 다루지 않는 의료의 모습을 보았다.  

이런 말이 있다. 공무원이 하면 일이고, 사업가가 하면 돈이지만, 시민이 하면 운동이 된다고.
시장은 공적인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없다.(시장의 실패)
국가는 공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율적이지 않다.(국가의 실패)
시민사회는 공적인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효율적이다. 이제 그들이 본격적으로 나설 때이다.

시민 이니셔티브는 사람의 변화와 제도의 변화가 통일되는 과정이다.
국가는 입법과 조세라는 강제적 권위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한다. 그래서 강력하지만 그 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시민사회는 국가처럼 위임받은 권한이 없기 때문에 시민의 각성과 자발적 참여에 기초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의사를 결정하고, 주체를 발굴하고, 재원을 마련하고, 사업을 시행하는 전 과정이 그 자체로 사람의 변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혹여 실패해도 괜찮다. 작고 가볍기 때문에 충격이 덜할 뿐더러 최소한 그 과정에서 사람은 변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시민 이니셔티브 사회의 핵심 수단으로 Home Rule, 거버넌스, 사회적 기업 스타일을 구상하고 있다. 물론 더 많은 수단들이 있겠지만 두번째 민주주의를 기획하고, 새로운 유형의 사회적 연대를 만들고, 여러 사회구성원들이 연결되어 있는 문제해결망을 짜고, 사람과 제도의 변화를 동시에 끌어내는데 이 3가지 수단은 매우 효과적이다.
각각의 수단에 대해서 독자들과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진보의 새로운 구상은 시민 이니셔티브여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으로 만족하고 자세한 설명은 다른 글에서 하기로 하자.
이제 로체스터시가 시민 이니셔티브의 중요한 수단인 “거버넌스”를 통해 도시를 재생한 이야기로 돌아간다.

NBN(Neighbors Building Neighborhood. 이웃 공동체를 만드는 이웃들)

1994년 존슨시장이 당선되기 이전부터 로체스터시는 여러 각도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별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시의원과 고위 공무원 등 시 정부의 핵심적 관계자들도 서서히 깨닫게 되었다.
“시 정부만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시민의 에너지와 만나야 한다.”
그렇게 의견이 모아질 즈음 존슨의 임기가 시작되다.

존슨은 우선 로체스터시를 10개의 구역으로 나눴다. 당시 로체스터 인구가 20만 정도였으니까 대략 2만 단위로 구획한 것이다.
필자는 이 “10개 섹타로 구획하기”에 상당한 중요성을 부여한다. 거버넌스란 것은 사실 그 구역의 넓고 좁음과 별 상관이 없는 개념이다. 즉 지역단위의 거버넌스가 있을 수 있고 국가 전체의 거버넌스가 있을 수 있으며 이론적으로는 어느 것이 더 잘 작동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거버넌스와 관련된 여러 경험들은 그 단위가 좁을 때, 그리고 문제 상황이 구체적일 때 더 유기적인 거버넌스가 구성됨을 알려 준다. 아무래도 거버넌스란 것이 “여러 사회구성원이 협력하여 통치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협력에 필요한 신뢰를 쌓고 통치에 필요한 연결망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단위가 작은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이 지방자치의 새로운 틀을 짤 때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가능하면 작게, 특히 서울과 같은 거대도시에서는 꼭 작게 첫 단위를 짜야 한다.

  
로체스터시를 10개의 섹타로 구획한 그림. 존슨시장은 이 10개의 섹타마다 NBN을 구성했다. 추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한 고위공무원은 “시민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적 자원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 NBN을 구상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구획된 섹타마다 NBN이란(Neighbors Building Neighborhood. 이웃 공동체를 만드는 이웃들) 과정을 운영한다. NBN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 시민단체, 종교기관, 기업, 학교, 재단과 각종 관공서들 그리고 일반 주민들을 조직하여 그들이 스스로 자기 섹타의 비젼, 전략, 활동을 계획하고(Action Plan) 그 계획에 따라 지역의 다양한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실행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각 섹타는 자율에 따라 NBN 과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위원회의 조직구조를 짠다. 그리고 회의, 공청회, 서베이 등 각종 과정을 거쳐 액션 플랜(Action Plan)을 만들어 낸다.
섹타 10의 액션 플랜을 한번 보자.

섹타 10의 액션 플랜 중 “8개의 목표(Goal)”

1. 섹타 10의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교육을 받도록 한다.
2. 섹타 10의 청소년들이 지역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생활에 필요한 기술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3. 시민-경찰의 팀워크를 강화하여 “지역을 바라보는 경찰”이 되도록 한다.
4. 종교기관들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어 섹타 10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토록 한다.
5. 8개 정도의 새로운 혹은 확장하려고 하는 소기업을 지원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
6.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도시농업을 진흥하고 “지역먹거리사업구상”를 추진하여 자립적 기업으로 만든다.
7. 지역의 장기적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기반을 조성한다.
8. “지역사회를 위한 토지재산”을 구매하고 그것의 개발을 시작한다.

아이들의 교육과 관련된 “목표1”은 전반적으로 가난한 로체스터에서도 저소득층이 많은 섹타 10의 고민을 반영한다. 가난하니 교육을 잘 받지 못하고 교육을 잘 받지 못하니 가난이 대를 잇는다. 존슨시장의 후임인 듀피시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로체스터시 고등학교 졸업율이 3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기에 섹타 10은 아이들의 교육과 관련된 목표를 가장 윗줄에 올린 것이다. 이렇게 8개의 목표는 지역의 구체적인 상황과 고민을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다.

각 목표마다 그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전략과 활동내용, 그리고 함께 실행할 파트너 그룹이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목표1의 전략을 살펴보자.

전략1
“NENA(NorthEast Neighborhood Alliance. 북동부 이웃연합. 그 지역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민단체이다.) 지역 차터스쿨”을 설립한다.

전략2
섹타 10의 초등학교들 그리고 “프레디 토마스 교육센타”와 소통하면서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만들어 나간다.

차터(Charter)스쿨은 위기의 미국 공교육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만든 제도로, 일종의 “공립 대안학교”이다. 다른 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학비는 무료이지만 교사임용, 커리큘럼, 학교 운영은 차터 스쿨을 맡은 기관에서 자신이 작성한 차터에 따라 독자적으로 한다. 따라서 일반 공립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대안적 시도들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차터스쿨은 비영리 시민단체나 대학 등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섹타 10의 주민들이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차터스쿨을 유치하자는 특단의 카드를 빼어든 것이다. 차터스쿨은 섹타 10에서 활동하는 신망받는 시민단체인 NENA가 운영을 맡기로 하였다.
차터스쿨이 지역교육에 활력이 될 좋은 자극제이기는 하지만 역시 일반 공립 초등학교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지역학교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으면서 좋은 교육 여건을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두번째 전략을 짰다.

  
NBN 로고이다. 로체스터시는 NBN의 성공을 위해서 여러 가지 장치를 세심하게 마련했는데 그 중에는 “NBN에 대해서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고,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마케팅” 활동도 포함된다. 위는 NBN 로고이다. 이 로고는 티셔츠, 배너, 포스터, 마우스 패드에 실려 20만 주민에게 홍보되었다.  

이렇게 목표, 전략, 활동내용, 실행 파트너가 자세하게 명시된 액션 플랜이 6개월에 걸친 조사, 의견 수렴, 토론을 통해 만들어진다.
로체스터시는 이런 과정을 현재까지 3회 거쳤다. 즉 NBN 1기,2기,3기가 있는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것은 NBN 2기의 계획이다. NBN 2기는 2000년 시작해서 6개월 동안의 계획수립 단계와 18개월 동안의 실행단계를 거쳤다. NBN 1기,2기,3기를 통해 세워진 각 섹타의 계획은 시의 포괄적인 발전 계획인 “로체스터 2010 : 부흥(The Renaissance)”의 내용으로 삽입된다.

미국이건 한국이건, 대체로 시의 발전계획은 공무원이나 외부 전문가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는 캐비넷에 처박힌다. 하지만 긴 토론을 거쳐 주민이 직접 만든 계획은 잊혀지지 않았다. NBN 1기에서 만들어진 859개의 계획들은 시와 지역단체, 주민 그리고 기타 이해관계자들의 공동 노력으로 78%의 달성율을 기록한다.

섹타 10의 두가지 사례

이제 섹타 10의 액션 플랜들이 어떻게 추진되었는지 살펴보자. 8개의 목표 중에 6번째가 재미있다.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도시농업을 진흥하고 『지역먹거리사업구상』을 추진하여 자립적 기업으로 만든다.”

이 목표는 과연 성공했을까?

섹타 10의 주민들과 위에서 이미 언급했던 지역단체인 NENA는(NorthEast Neighborhood Alliance. 북동부 이웃연합) 정부의 농업관련 기관과 재단들의 도움을 받아 일련의 도시 소농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GRUB로(Greater Rochester Urban Bounty. 더 나은 로체스터를 위한 도시 운동) 알려진 이 사업은 “도시농업 활성화를 목표로 설립된 자립적 벤쳐사업”으로 “번영하는 북동부지역을 만들기 위해 모든 이익은 지역사회로 재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런 취지에 공감한 지역 식당과 기관에서 먹거리를 구입하기 시작하였고 시도 공공시장에 판매대를 설치해 주었다. 또 지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교들과 협력하여 학생들이 매주 8시간씩 농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였다. 이미 NBN를 통해 형성된 지역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한 것이다. 그렇게 사업은 조금씩 틀을 잡았고 2002년에는 12,000 파운드의 유기농 생산물을 수확했다. 이즈음 켈로그재단으로부터 100만불의 보조금을 받게 되었고 그 후로는 원래의 목표인 도시농업의 근거지로서, 또 자립적 벤쳐사업으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게 되었다. 성공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지역단체인 NENA는 켈로그재단의 보조금이 결정되자 이런 성명을 발표했다. “이 보조금은 임파워된 주민들이 지역 상황을 개선시켜보자고 적극 나선 결과이다. 우리는 NBN을 통해 주민을 임파워해 준 존슨시장의 비젼에 깊이 감사한다.”

또 다른 사례를 볼까?
섹타 10의 액션 플랜 마지막 목표는 “지역사회를 위한 토지재산을 구매하고 그것의 개발을 시작한다.” 이다. 이건 또 뭘까? 어떻게 추진되었을까?

한국도 그렇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택문제는 항상 중요한 이슈이다. 로체스터시도 적절한 가격의 좋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행정 목표였다. 하지만 달성하기가 매우 어려운 목표이기도 했다. 많은 재정이 들고, 많은 이해관계자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섹타 10을 비롯한 저소득층 지역의 섹타들이 함께 시 정부, 관련 시민단체, 재단, 기업체와 은행을 끌어들여 2000년 6월 RCDC를(Rochester Community Development Collaboretive. 로체스터 지역개발합작) 설립한다. 이 RCDC는 이후 몇 년 동안, 약 450만불을 저소득지역의 관련 주민그룹들에게 제공하였고, 이 주민그룹들은 350개의 버려진 집을 개조하여 150개는 시장에 팔고, 200개는 저소득주민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비축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것은 공공적 행정의 성격도 있었고, 투자자와 주민그룹이 함께 만드는 비즈니스의 성격도 있었다. RCDC는 이 주민그룹들에게 돈 뿐만 아니라 기술, 운영 노하우를 지원하였고 필요하면 특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하였다.


로체스터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버려진 집들. 이런 집들이 도시를 슬럼화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지금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일반 투자자들이 RCDC의 계획에 관심을 보일 정도로 성장하였다. 이 사례는 활동력을 갖춘 지역조직들과 외부의 물적 자원이 결합하여 지역사회를 변화시킨 좋은 성공사례이다.
또 한가지 의미있는 것은 RCDC로부터 지원을 받은 주민그룹들의 3/4이 NBN의 파트너로 결합하였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 주민조직들이 다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순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쯤 되면 로체스터시의 재건은 순풍에 돛 단 듯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 그후 몇년, 로체스터시는 도시 재생의 대명사가 되었고 숫한 상을 받게 된다.

촛불아! 동네로 와라. 새로운 세상 그만 외치고 직접 만들어 보자.

정말정말 그렇게 제안하고 싶다.
로체스터 같은 것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함께 지역에서 새로운 세상을 직접 만들어보자고. 요즘은 좋은 세상을 외치는 것보다 자기가 좋은 삶을 사는 것이 사람들을 더 감화시킨다고. 시청 앞에는 가끔만 나가고 이제는 동사무소로 나가자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동네에는 촛불의 지역참여를 막는 방해물들이 많다. 그걸 없애는 것이 조금 먼저 동네에 들어와 있는 필자와 같은 사람들이 할 일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지방자치를 소개하는 글이었다. 다음 연재부터는 한국의 이야기, 특히 촛불을 지역으로 초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지금 한국의 지방자치는 변화를 필요로 한다. 그것도 혁명적 변화를!

후기

필자는 아직도 로체스터에 대해 궁금한 것이 너무너무 많다.

이런 정도의 변화를 일구려면 대단히 능숙한 지역 조직가가 몇십명은 필요할 것 같은데 공무원들이 그런 역할을 어떻게 감당했을까?
주민과 함께 협치한다는 것이 시장, 시의원, 기타 고위공무원들에게는 자기 권한을 빼앗기는 것처럼 느껴질텐데 그걸 어떻게 극복했을까?
계획만 있고 예산이 없으면 말짱 꽝이다. 그래서 주민들이 만든 계획에 쉽게 반응하는 예산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건 뭘까?
시 정부는 주민들이 액션 플랜을 짜는 동안 가이드 라인만 제공할 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가이드 라인이라는 것은 또 도대체 뭘까?
각 섹타와 우선위원회가(Priority Council. 시의 국장급과 교육위원회의 간부들로 구성된단다. 주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해 그 타당성, 사업 추진의 방법, 예산의 상황 등을 조언한다.) 만나서 액션 플랜을 조정한다고 하는데 그 실제 회의 모습은 어떨까?
NBN 연구소란 것이 있어서 주민들이 NBN 과정에 잘 참여하도록 다양한 교육 워크샵, 훈련 코스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뭘까?
NBN에서 859개의 계획들이 만들어졌고 78%가 달성되었다고 하는데 실패한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왜 실패했을까?

이런 것들은 관련 문헌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 직접 봐야 한다. 필자는 5월중에 직접 로체스터시를 찾아갈 예정이다. 가서 보고, 사진 찍고, 인터뷰하겠다. 그리고 더 생생한 모습을 다시 글로 쓰겠다.
그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지만 무엇보다도 NBN의 과정에서 성장하고 자기 삶의 비젼을 찾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로체스터시가 변한 것도 대단하지만 사실 변화라는 것의 백미는 그렇게 스스로 변한 사람들의 이야기니까.

이 글은 “내일의 지방자치” 세미나에서 KAVC(한인유권자센타) 박재진변호사가 발표한 “21세기 지방자치에 대하여”라는 글에 기초하였다. 이런 좋은 사례를 발굴한 그에게 정말로 감사한다. 필자는 그가 발굴하고 분석한 것을 옮긴이에 불과하다. 필자와 박재진변호사는 현재 거버넌스와 로체스터 사례에 대해 좀 더 심화된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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