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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대선] 부통령후보 토론회 감상 – 김동석

by kace

  2004년 대통령 선거전에서 모든 전문가들은 해박한 달변가의 ‘존 케리’ 민주당후보가 토론회에서 완승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케리는 현직의 조지 부시에 비해서 오히려 각 이슈를 훨씬 더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더구나 국가현안인 외교안보 분야에선 최고의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론회 직전, 유권자들 사이에선 당연히 케리는 부시에 비해서 토론을 잘해야만 한다는 높은 기준이 정해져 있었다. 토론회 결과, 물론 부시보다 케리가 잘 했지만 부시가 예상했던 것에 비해서 성실하게 잘 했다는 평가로 오히려 지지율이 올랐다. 조지 부시는 그렇게 올라간 지지율을 선거일까지 잘 유지해서 결국에 재선에 성공을 했다. 토론회를 앞두고 유권자의 기대치를 낮춘 부시 전략가 ‘칼 로브’의 유명한 힛트 작품 “기대치 차별화 전략”이다. ( 부시는 2000년 선거전에선 후보토론회에서 지나치게 자신감을 드러내 보였던 앨 고어가 토론 중에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는 바람에 반사이익을 챙겼었다 )

  대통령선거 종반전 판세의 변수로 주목을 끌어왔던 부통령후보 토론회가 별 일 없이 싱겁게 끝났다. ‘젊은 보수’를 내세운 신인 여성정치인 ‘새라 페일린’과 35년 상원의원 경력의 노회한 프로 정치인인 ‘조 바이든’의 토론회는 일찌감치 세간의 관심을 끌어 왔었다. 지난달 예상을 뒤엎고 전국 정치권에 혜성같이 나타나서 반짝반짝 인기를 누리며 존 맥케인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는 그동안 구체적으로 미디어를 만나는 일을 극도로 기피해 왔었다. 전당대회장에 깜짝 후보로 나타나서 미디어에 이미지만을 제공하고 국민들에게 호기심만 자극했다. 모든 미디어가 사력을 다해서 접근을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단 한번 ABC의 ‘챨리 깁슨’과의 인터뷰에서 잠깐 불안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의구심만을 증폭시켰다. 뉴욕타임즈는 “ 그녀는 확신에 찬 어투와 호감이 가는 언변이 장점이지만 구체적인 사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능력(자질) 부족을 숨기기 위해서 모든 문제를 일반화 하는 경향이 있다.” 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었다.

  1984년 민주당 ‘제럴린 페라로’와 아버지 ‘조지 부시’ 대결 이후 역사적으로 두 번째의 남녀 부통령 후보 간 토론회가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열렸다. PBS방송의 흑인 여성앵커인 그웬 아이필의 사회로 90분 동안 진행 되었다. ‘새라 페일린’은 선거승리를 위한 공화당의 신상품일 뿐이지 숨겨놓은 무기는 아니었음이 토론회에서 드러났다. 그녀는 공화당 전략가들의 그야말로 전략적후보일 뿐이다. 존 맥케인에겐 관심을 주지 않는 미디어를 끌어 오기위한 방편이었다. 그러한 역할엔 성공을 거두었지만 부통령 후보 간 대결에선 자질과 능력에선 차이가 확연했다.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초반부터 금융위기와 감세, 증세 등 경제문제를 놓고서 격돌했지만 그녀는 높은 톤의 낭랑한 목소리에 걸 맞는 자신의 아이디어나 새로움은 없었다. 사안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없고 단발적인 답변이 아니면 상대를 비판하는 토론으로 땜빵을 했다. 상대인 ‘조 바이든’이 이라크 전쟁이나 외교현안에 관해서 소신토론을 유도했지만 그녀는 존 맥케인의 입장만을 언급하면서 일반론으로 일관했다. “ 새라 페일린은 조 바이든의 격한 토론으로의 유도에 말려들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했다. 실력부족의 지적이나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르지 않으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란 토론직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하려고 작정했던 바이든은 기대이하의 싱거운 토론회를 아쉬워했다.

사회자의 금융구제 법안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 토론에서 페일린은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여유를 찾아갔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 페일린이 토론회에서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수 없이 무난하게 넘겼다 ” 라고 평가했다. 페일린은 예상 질문을 만들어서 통계의 수치와 외국지도자의 이름을 정확하게 외워왔다. 바이든이 자신있게 설명하고 상대입장의 허점까지도 지적하는 것에 비해서 페일린은 목소리를 높여서 반복적으로 오바마를 비판했다. 오히려 바이든을 수세로 모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이끌기도 했다.  토론회의 성적은 바이든이 높지만 분명히 페일린은 예상보다 잘했다. “ 페일린은 분명히 실수를 할 것이다”란 예상을 하도록 했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바이든의 합격라인을 70점으로, 페일린은 50점으로 이미 만들어 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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