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 임명을 보고서…)

2005년 3월, 조지타운 외교학과교수인 앤서니 레이크(Anthony Lake)는 예상치 않은 전화 한통을 받았다. 자신은 이제 막 시카고서 워싱턴으로 올라온 초선의 외교위 소속 상원의원이며, 한번 만나줄 것을 요청하는 전화였다.

3년전 누군가의 소개로 전화통화를 한 기억이 살아났지만 희미했다. 그가 “바락 오바마”였다. 오바마는 일리노이에서 연방상원을 꿈꾸고 있을 때 부터 브레진스키의 측근이고 클린턴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조지타운의 앤서니 레이크 교수를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앤서니 레이크 교수는 가치외교에 비중을 많이 두지만 아주 실용적인 접근방식을 취했던 베테랑 전문외교관 출신의 교수이다. 레이크는 키신저와 함께 미국외교의 쌍벽을 이루는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에게 오바마를 소개했다. 브레진스키가 오바마의 외교적 리더쉽을 높이 평가해서 경선 초반기에 누구보다도 일찍 오바마를 지지하고 나섰다. 경선 초반에 브레진스키가 오바마를 공개지지한 배경이다.

앤서니 레이크는 오바마 당선자가 유엔대사로 임명한 전 국무부 차관보인 수전 라이스 와 함께 그동안 오바마 캠프내 외교.안보 분야를 총괄해 왔다. ‘앤서니 레이크’는 지난 2년 동안 오바마 캠프에 매일같이 국제사회 현황에 대해서 이메일 보고서를 냈다. 오바마가 그동안 외교문제 언급한 내용은 거의 다 레이크에 의해서 만들어 진 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이 낳은 역사상 가장 탁월한 외교관으로 손꼽히는 ‘리처드 홀부르크’는 만일에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면 국무장관 1순위였다. 경선 초기에 힐러리의 지지도가 크게 앞서고 있을때엔 ‘리차드 홀부르크’가 최고의 인물이었다. 독일대사를 지냈고 클린턴때 유엔대사를 지냈으며 1994년 보스니아 인종분규 사건을 무난하게 해결한 경력을 갖고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가장 가까이 두고 아끼는 외교핵심이다.

뉴욕에 본부가 있는 아시아소사이어티의 이사장이고 한국의 중앙일보에 고정으로 칼럼을 쓰고 있어서 홀부르크란 이름은 우리에게 비교적 낮이 익다. 오바마측의 앤서니 레이크와 힐러리측의 리차드 홀부르크는 민주당의 외교전문가로 오랫동안 경쟁관계를 형성해 왔다.

레이크가 오바마지지를 선언하자 두 사람의 사이는 더욱 멀어졌다. 경선초기 힐러리가 지지도에서 한창 앞서 있을때엔 레이크는 홀부르크에 밀려서 선거전에서 이름자도 나오지 않았었다. 그러나 오바마가 당의 후보로 확정되자 홀부르크는 오바마 자문단 300인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2월1일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발탁했다. 뉴욕에서 자세를 낮추고 주저앉아 있던 홀부르크는 이튿날 새벽같이 일어나서 워싱턴으로 날아갔다.(그래서 홀부르크를 만나기 위해서 뉴욕을 찾은 한국정치인들이 바람을 맞았다). 오바마는 힐러리를 국무장관에 임명하기 위해서 외교라인의 최측근 참모인 앤서니 레이크를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아닌 수석고문으로 임명했다.

국무장관이 힐러리 클린턴이지만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사람은 그래도 앤서니 레이크 수석고문이다.

앤서니 레이크는 민주당 인사지만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루는 프리덤하우스의 핵심3인방 중의 한사람이다. 프리덤 하우스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관련해서 가장 강경하고 비타협적이다. 프리덤하우스 3인방은 카터 당시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클린턴때 CIA국장을 지낸 대표적인 네오콘인 제임스 울시, 그리고 앤서니 레이크다.

레이크의 영향인지 오바마 당선자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있어서는 단호하다. 인권문제에 가장 민감한 북한을 생각하면 오바마시대 북미관계 크게 낙관할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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